1인칭 성좌원 시점 #1
오래 한 자리에 서 있다 보면 스트레칭을 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
딱딱한 벽돌 건물이 대체 어떻게 움직인다는 건가 싶겠지만, 정말 움직여야만 하는 순간엔 그게 가능해진다.
반드시 내 몸을 써야 되는 건 아니니까. 오래된 몸은 성한 구석이 드물지만, 그렇다고 몸 관리를 게을리할 순 없다. 이쯤 생각하고 있자면 난데없이 비가 콸콸 쏟아지거나 낯선 사람들이 문을 빼꼼 열고 들어선다. 바로 이때가 기회다. 나는 할 수 있는 만큼 아주 크게 삐거덕 소리를 내거나, 작은 바람에도 과하게 창을 흔들며 몸을 푼다. 조금씩 새던 구석을 확 넓혀 물을 철철 흐르게 하기도 하고, 가끔 붉은 광택이 나는 파벽돌을 두어 장 떨어뜨리기도 한다.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사람 두엇이 들어와 스트레칭의 흔적을 살핀다.
그게 좋다.
누구든 나를 찾아와 주는 일이 나는 참 못 견디게 즐겁다.
그래서인지 정말 긴 시간을 쓸쓸하게 보냈다.
그런데 정말 이게 웬 횡재인가!
몇 년 전부터 봄이 기다려진다. 창 옆으로 탐스럽게 핀 겹벚꽃을 보는 즐거움 때문만은 아니다.
어느 날 젊은 친구들이 내 안의 묵은 짐들을 다 치우더니 급기야 아름다운 것들로 치장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곱게 칠한 식물 그림을 걸어 두는가 하면, 커다란 창에 여러 색 빛을 쏘기도 했다.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내가 전혀 다른 존재로 느껴졌다.
오래되고 방치된, 아무도 찾지 않는 교회당이 아니라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썸띵!
좀 유난인가 싶기도 하겠지만, 사실 이건 자뻑이 아니다. 그 친구들이 자꾸만 나를 보고 예쁘다. 좋다. 멋지다. 를 연발해 댄 탓이지 정말 나는 진짜 아니다. 진짜다. 진짠데...
아무튼, 그렇게 매 해 봄을 기다리게 되었다.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또 어떤 이들이 내 앞에 서서 나를 올려다볼까.
이층이나 삼층의 창밖을 바라보며 히야 - 소리를 내어줄까.
기대하게 된다.
그리고 또 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