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칭 성좌원 시점 #2
그리 대단치는 않아도 자잘한 자부심으로 살아왔다.
생긴 걸로 칭찬을 자주 받아온 삶이란 본디 탄탄한 자존감이 은은하게 깔려있을 수밖에 없는 법.
게다가 나는 성좌원 주민들이 직접 손으로 어깨로 다리로 함께 만든 몸의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처음 이 그림을 보았을 땐 살짝 삐질 뻔 했다. 이 묘한 감각을 뭐라 해야할지 모르겠다.
엊그제 온 아이가 집에 돌아가 나를 생각하며 그린 그림이라는데,
'음... 내 생각을 좀 더 깊고 넓게 해주었으면...' 이라고 말할 뻔 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은 좀 신이 났다고 해도 좋은 모양이다.
갈라진 벽 틈 사이로 피(비)가 흐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오랜만에 사는 기분이다.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일요일 아침에 한꺼번에 눈을 감고 기도했던 한창 때(?)가 번뜩 생각날 정도다.
내가 여기에 왜 있는지. 내가 무엇이었고, 지금은 무엇이었는지. 언제 끝이 날지를 20년 가까이 생각하다, 그 생각마저 멈춘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예배당이었고, 지금은 아트홀이 되어서 내가 다른 감각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기보단 그저. 반갑다는 이야기가 하고 싶었다.
눈물나게 반갑다. 문득 방문하는 젊은 작가들도. 그들의 아이나 친구들도.
나를 어떻게 기억하는지는 중요한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리도 좀 길고, 얼굴도 작게 나온 이른바 요즘 유행한다는 각도로 찍은 셀카 한 장을 공개할까 한다.
대단치는 않지만, 너무 반하면 곤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