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칭 성좌원 시점 #3
빛나는 것들을 사랑한다.
내가 빛이 나거나, 빛을 내기로 결정된 몸이라서가 아니라 내 빛을 나는 못 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물론 불이 들어오는 느낌은 정확하게 안다. 전기가 연결된 감각은 짜릿하다.
'내가 켜져 있다.'는 문장을 가만 떠올리면 실제 켜져 있는 것보다 몇 배는 환해지고 만다.
성탄절에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던 눈빛을 기억한다. 나는 그 눈빛을 먹고 자랐다.
그게 내 마음인지 생각인지, 느낌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언어는 언제나 현상 이전과 이후에 전혀 다른 얼굴로 많은 일을 한다.
성좌원 옥상에 달려 있었던 20년 전이나, 2층 한편에 사연 많은 얼굴로 앉아있는 지금이나 나는 변한 게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켜져 있다.'는 문장이 지금 내게 어떤 일을 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다.
불이 들어오는 날에는 계단을 오르는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린다.
그때부터 나는 어쩐 일인지 자꾸만 호흡이 가빠진다.
그게 내 마음인지 생각인지, 느낌인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반드시 만나야 할 사랑하는 얼굴 앞에 선다.
그 얼굴은 나의 빛을 받아 노랗고 붉게 달아올라 있다.
나와 키가 비슷하고 목소리가 높은 존재들. 작고 용감하고, 소스라치게 아름다운 존재들.
물음이 가득 찬 얼굴. 웃음이 퍼지는 얼굴. 이제야 알겠다는 얼굴 앞에서 나는 자꾸만 빛나고 만다.
그게 내 마음인지 생각인지, 느낌인지는 앞으로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