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은 보이지 않는 시간이 흘러내리는 것이다.”

by 오석표

땀은
말이 없다.
하지만 땀이 나는 순간,
몸이 먼저 진심을 말하기 시작한다.


숨이 차고,
어깨가 무겁고,
심장이 빨라질수록
땀은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흘러내린다.

어릴 적 운동장에서
한 여름날 땀에 흠뻑 젖은 셔츠를 입고
해 질 녘까지 뛰어놀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힘든 줄도 모르고
그저 땀이 난다는 게,
살아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어른이 된 지금은
땀을 흘리는 일이 줄었다.


에어컨 아래에서
두려움과 불안은 식은땀으로 흘러가고,
진짜 뜨거운 땀은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다.

땀은 결과가 아니다.
결과를 만들기 전,
이미 다 흘러버린 노력의 물증이다.


누군가가 성공한 모습을 보며
“참 대단하다” 말할 땐
그 사람이 흘렸던
수많은 땀의 시간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땀은
보이지 않는 시간이 흘러내리는 것.
몸이 먼저 움직이고,
마음이 뒤따라오고,
결국엔 삶이 반응하는 흐름이다.

그러니 오늘도
천천히,
내 몸이 먼저 땀을 흘릴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


땀이 흐르는 삶은
언제나 진짜로 살아 있는 삶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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