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태규 Mar 15. 2024

비판언론 테러 겁박한 황상무를 파면하라.

언론비상시국회의, 성명, 언론탄압


어제(3월 14일) <한국방송(KBS)> 기자 출신인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 수석비서관이 비판 언론에 테러도 할 수 있다는 투의 발언을 했습니다. 섬뜩합니다. 윤석열 정권이 지금 비판 언론을 대하는 마구잡이 행태를 보면,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중견 언론인 모임인 '언론비상시국회의'가 15일 황 수석의 파면을 촉구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공유합니다.


-----------------------------------------------------------------


 <언시국 제30차 성명>


   ‘언론 테러’ 겁박한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을 즉각 파면하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 과거 군사정부 시절 언론인 테러 사건을 들먹이며 언론을 겁박했다. 일개 대통령 참모가 언론을 향해 물리력을 동원, 재갈을 물릴 수도 있다고 겁 준 셈이다.      


황 수석은 대통령실 출입기자들과의 점심 자리에서 느닷없이 “MBC는 잘 들어”라고 한 뒤 노태우 정부 당시 군이 조직적으로 벌인 오홍근 중앙경제신문 사회부장 테러 사건을 들먹였다. 과거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기자가 테러를 당했다는 취지로 한 말이라고 한다.


문제의 그 발언을 한 자리엔 당사자인 문화방송(MBC) 기자도 있었다. “왜 MBC는 잘 들으라고 했느냐”는 MBC 기자의 질문에 그는 농담이었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MBC를 포함해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기자와 언론을 겨냥한 게 아니라면 기자들 앞에서 이런 말을 했을 리가 없다. 더욱이 그는 기자와 언론을 잘 아는 한국방송(KBS) 기자 출신이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을 다룬 MBC의 보도를 공수처와 야당, 좌파 언론이 합작한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좌파가 놓은 덫에 우리가 제대로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이종섭 대사에 반대하는 호주 교민들도 ‘좌파 시위꾼’으로 매도했다. 황상무의 이번 발언은 대통령실의 이런 상황 인식과 별개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MBC는 잘 들어”라는 그의 말은 폭력과 협박이 몸에 밴 조폭의 언어다. 대통령의 비서, 더욱이 시민사회수석이 출입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특정 언론을 향해 조폭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한 것은, 이 정권의 언론관이 조폭적이라는 걸 웅변한다. 이 정부 들어 시민사회수석은 우익 단체도 ‘관리’하고 있다. 그의 말은 테러 사주로 해석될 소지도 있다.


황상무는 또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서도 “계속 해산시켜도 하룻밤 사이에 4~5번이나 다시 뭉쳤는데, 훈련받은 누군가가 있지 않고서야 일반 시민이 그렇게 조직될 수 없다. 배후가 있다고 의심이 생길 순 있지"라고 말했다. 배후 운운해 북한의 5.18 개입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황상무 수석을 즉각 파면하라. 비뚤어진 언론관, 왜곡된 역사관을 가진 인물을 참모로 쓰는 건 대통령도 똑같은 언론관·역사관을 갖고 있다는 걸 주권자인 국민에게 ‘인증’하는 것이다. 


제 4부로 불리는 언론의 제1의적 존재 이유는 권력의 감시와 비판이다. 이를 부인한 황상무를 즉각 파면하지 않으면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이번 4.10 총선에서 깨어 있는 시민들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언론의 위기는 민주주의 위기이다. 


                             2024년 3월 15일


          언론탄압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https://www.youtube.com/watch?v=fgQ4ICI1GFg

작가의 이전글 최강욱이 말하는 검찰개혁, 언론개혁, 그리고 총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