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백범 김구를 등신대로 복원한 소설

<백범 강산에 눕다>, 유네스코 올해의 인물, 임시정부, 탄생150주년

by 오태규

'아베 신조 총리-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 시대가 있었다. 2차 아베 정권(2012년 12월 26일~2020년 9월 16일) 때다. 전후 일본 우익 정권의 황금기라고 부를 만한 시기였다.

일본에서는 흔히 총리를 남편, 관방 장관을 부인에 비유한다. 스가 관방 장관은 2차 아베 정권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안방 주인으로서, 아베 총리를 철통같이 보좌했다. '스가 없이는 아베도 없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박근혜 정권 때인 2014년 중국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개관됐을 때다. 당시 스가 관방 장관이 정례 회견에서 "안중근은 일본의 초대 총리를 살해해 사형 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고 말했다. 한국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이었다.


안중근 의사가 테러리스트라면, 백범 김구는 일본의 입장에서 '왕초 테러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백범 탄신 150주년에 맞추어 나온 자전 소설 <백범 강산에 눕다>(임순만 지음, 한길사, 2026년 3월)를 읽으면서 스가의 과거 발언이 문득 떠올랐다. 그런 발언을 한 스가가 한때 한일 의원들의 친목과 협력을 위한 일본 쪽의 일한의원연맹의 회장까지 했으니, 그 무참함에 할 말을 잊었다. 한국 쪽에서 스가가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될 때 그런 문제를 지적하거나 비판했다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이 소설을 쓴 임순만 작가는 언론인 출신이다. <국민일보>에서 편집인까지 지낸 중견 언론인이다. 독특하게도 그는 중앙대 문예창작과 출신이다. 문창과를 나왔으면 보통 문인의 길을 걷는 게 일반적인데 기자직을 택했다. 매우 드문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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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규의 브런치입니다. 한겨레신문에서 도쿄특파원과 논설위원실장 지냄. 관훈클럽 총무, 위안부 합의 검토TF 위원장, 오사카총영사를 역임. 1인 독립 저널리스트. 외교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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