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이만오천육백분의 귀한 관극들 (feat.렌트)
슬프고 화나는 현생
관극으로 잊어보자
화가 날수록 극장으로 달려가 보자
2020. 06. 04. 4PM
뮤지컬 알렉산더
캐슷: 손지애, 김이후
생각 없이 연차 냈다가 목요일에 마티네 하는 거 알고 허버허버 달려간 알렉산더
보고 싶던 여배페어라 더 좋았다
이후말.. 천사인가..?
어떻게 이렇게 상큼하지?
목소리가 탄산수같아.. 여기가 천국인가요..
당장 차기작 내놓으시라구요
불가극을 티내는 조명과 무대 구성과 연출이 덕지덕지 지문처럼 묻어있어서
불가극 취향인 사람들은 좋아할 수밖에 없는 공연이었다.
어떻게 말이랑 염소를 캐릭터로 썼지.. 진짜 상상력 대박이고 너무 신기했다.
무대에서밖에 소화할 수 없는 캐릭터라 또다시 공연예술과 사랑에 빠지고 나왔다.
2020. 06. 04. 8PM
뮤지컬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캐슷: 최연우, 손산, 이다경, 조환지, 손유동, 김지훈, 최승규, 조재철
작년에는 분명히 불호였는데
이번 시즌에 보고 대극호 뜨고 나온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작년엔 휘맨으로 봐서 그랬던 걸까..
유동맨도 만족스럽지는 않았는데 뭐 어찌 됐든..
분명히 뮤지컬인데 연극처럼 텍스트가 꽉 차있어서 너무 좋았다.
우리나라 유신정권과 5공 시절과 비슷한 점도 많아서 마음이 더 아프기도 했고..
그것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누구나 인간의 탈을 쓴 악마일 수 있다는 메세지도 극에 잘 녹아있어
극을 보고 나와서 다양한 시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서 좋았다.
플레이어들도 좋았고, 연우먼 말해 뭐해..
내가 해!!! 지금 그럴 시간 없어!!!!
환지터도 마라맛이라 좋았고ㅋㅋ
또 보고 싶었는데 어쩌다 보니 자첫자막..
다음 시즌에서는 액뮤도 젠더프리로 했으면 좋겠다.
2020. 06. 14. 6:30PM
뮤지컬 렌트
캐슷: 김수하, 민경아, 정다희, 장지후, 정원영, 유효진, 김호영, 임정모
렌트 자첫
유명한 넘버인 Seasons of Love 만 알고 갔는데 엉엉 울고 나왔다.
엔젤 죽는 것도 너무 슬펐는데, 그것보다 What you own 에서 더 눈물 났다.
'영혼을 채우려 하지마, 주머니만 가득 채우면' 이 가사가 마음에 너무 와 닿았다.
돈이면 다 된다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 나도 찌들어가고 있는데, 그걸 너무 콕 찝어준 가사였다.
지켜야 하는 선과 최소한의 도덕적 신념은 가지고 살아야지.
2020. 06. 20. 7PM
뮤지컬 로빈
캐슷: 임찬민, 김대종, 박정원
반전도 있고 눈물 포인트도 있었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이런 SF적인 요소는 정말 내 감성을 자극하지 못하는 듯
해적 이후로 오랜만에 보는 찬민배우가 너무 귀엽고 잘해서 그거에 만족하고 나왔다
오블 잡았는데 루나가 그렇게 왼블에서만 나올 줄은 몰랐지..ㅠㅠ
2020. 06. 23. 8PM
연극 렁스
캐슷: 곽선영, 성두섭
남자가 하는 말마다 개소리라 욕하고 싶은 거 참느라 혼났다
섭시 말고 다른 배우로 봤으면 더 화났을 것 같다
애배 하나 버린 기분
개인적으로 비혼주의자에 아이는 안 낳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는데,
이 공연을 보면서 내가 이런 세상에 살고 있지 않았다면 아이를 낳고 싶어 지지 않았을까 싶었다.
꽉여자가 임신을 거부하다가, 아이가 생기고 기뻐하다가, 유산을 하고 슬퍼하는 그 일련의 과정들을 너무 가슴에 사무치도록 잘 표현해주어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남자를 만난 결말이 좀 짜증 나기는 했는데, 극 자체는 너무 좋았다.
장치도 없고, 조명도 배경음악도 최소한으로 한 그 공간을 어떻게 두 사람이 이렇게 가득 채울 수 있는지.
그리고 이 공간이 점점 꽉 차는 게 극이 흘러가면서 피부로 느껴져서 더 소름이 돋았다.
역시 연극열전.. 내 원픽 제작사..
2020. 06. 26. 8PM
뮤지컬 렌트
캐슷: 아이비, 전나영, 정다희, 배두훈, 최재림, 오종혁, 김호영, 임정모
운 좋게 자둘만에 전캐 찍은 렌트
쫑로저가 너무 양아치스럽지 않은데 양아치처럼 보이려고 노력해서 별로였고
과자미미는 너무 세상을 다 아는 미미라서 별로였다ㅋㅋㅋ
재게콜린은 진짜 정말 목소리가 너무 좋다
나영모린.. 최고.. 사랑해..
여러분!!! 음메하세요!!!!!!!
2020. 06. 30. 8PM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캐슷: 강혜인, 올리버, 성종완
어쩌다 입장권 주워서 보게 된 어햎 삼연 첫공
스크린을 너무 많이 쓰고.. 자본주의가 들어온 공연이라 아날로그 감성이 덜어져서 실망했지만
그래도 어햎은 어햎이다
혜인클 진짜 그새 무대 익숙해져서 너무 잘하네
재연 때도 잘했는데 더 잘해서 깜짝 놀랐다
클레어가 올리버보다 누나같이 보이는 그 포인트들도 너무 잘 살려왔고,
사람들로부터 배운 것 할 때 감정.. 나까지 눈물 핑 돌게 하고..
그것만은 기억해도 돼 하면서 엉엉 우느라 노래도 제대로 못 부르는 게 너무 슬퍼서 나도 엉엉 울었다
어햎.. 또 볼 수 있을까..?
나 문미도 볼 수 있을까?ㅠㅠ
7월도 열심히 관극해보자
거지같은 현생 관극으로 잊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