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어느 날 프로필 사진을 찍기 위해 동네 사진관을 찾았다. 사진사님께서 용도를 자꾸 물으셨지만 할 말이 없었다. 그냥 지금 이 순간, 가장 젊은 나를 예쁘게 기억하고 싶을 뿐인데 무슨 용도가 있나 싶었다. 그래도 대답은 했다.
"회사에서 소개용으로 쓸 프로필 사진이 필요해서요."
사진을 받고 너무 만족스러웠다. 인생에서 처음 찍어본 프로필 사진 속 내가 한없이 예뻐 보였다. 바로 카카오톡 프로필을 바꿨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인들이 물었다.
"왠 프로필 사진? 준비하는 거 있어?"
프로필 사진은 이유가 있어야만 찍는 사진이었나. 몰랐다. 그래서 뭔가 이유를 만들어야 할 것 같았고, 포트폴리오를 쓰기로 했다.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프로필 사진과 탄탄한 포트폴리오가 있다면 삶을 확장하는 데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노트북을 켰다. 한없이 멍하니 있었다. 막상 쓰려니 쓸 말이 없었다. 분명 직장생활을 해왔는데도 뭘 적어야 할 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들의 포트폴리오를 찾아봤다. 그 틀에 나를 넣어보려 했다. 그래도 내용이 너무 부실했다. 출신 학교, 회사 경력, 자격증을 적는 게 전부였다. 형식만 있고 내용이 없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다. 나를 드러내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전부터 일기도 썼고, 블로그도 오래 했고, 글 쓰는 걸 좋아했다는 걸 살려보기로 했다.
그렇게 브런치를 시작했다. 내 이야기가 아카이브가 되고, 내 포트폴리오가 되길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