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우리의 행복한 여행을 위해, 구체적인 디테일까지 모두 챙겨주었고, 무척 피곤했을 텐데도 나를 가장 먼저 챙기느라 바빴다. 표 끊기, 주문하기와 같은 귀찮은 일도 도맡아 했으며, 편한 자리와 좋은 순서는 늘 내게 양보하곤 했다. 사실 혼자 여행을 주로 해왔던 나였기에, 혼자 여행이 더 익숙할 거라 생각했다 -공원에서 하염없이 멍을 때려도, 밥을 한 시간씩 먹고 종일 걷기만 해도 아무도 건들지 않는 여행이 주로 내가 하던 여행이었으니. 그러나 혼자 여행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어느 순간 외로움도 더 잘 타게 된 것 같다- 입이 떡 벌어지는 황홀한 광경을 눈 앞에 두고, 감흥을 공유할 수 있는 이가 있다면 더 행복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여행이 더 의미 있었는지 모른다. 이제 터키에서 마주한 이 멋진 풍경을 오랫동안 함께 기억할 사람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일 테니-
우리가 다짐했듯, 우린 앞으로 더 많은 여행을 함께 할 거다. 파타고니아, 남극, 캐나다 옐프, 아니면 몽골? 생각만으로도 설레는 밤이다.
나의 멋진 사람아, 우리는 비록 여행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일상에서도 가끔은 여행에서 누렸던 아름다운 일출과 일몰의 순간들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실내에 갇혀있다가도 높고도 넓은 하늘을 보며, 하루를 돌아보고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지치고 힘들 때마다 우리가 마주한 무수히 행복한 날들을 떠올리며 이겨내자.
나와 함께 해주어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터키 친구의 말을 잠깐 빌려 표현하자면, 당신과 함께 한 여행은 말랑말랑 마음이 따뜻한 여행이었습니다. 온 정성을 다해 이 책을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