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분들 각선미를 드러낼 시간이 왔습니다.
# 24 S/S 맨즈웨어 트렌드리포트
길게 뻗은 다리를 드러내고자 하는 건 이제 여성뿐만이 아닌듯하다. 한 해의 시작점인 봄이 다가오며 맨즈웨어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유독 슬림하고 몸매를 드러내는 디자인이 존재감을 드러낸 이번 시즌은 겨울 동안 숨겨왔던 포동포동한 살들에게 안녕이라 인사하라는 듯하다. 시작된 선택과 도전의 시대, 무엇을 선택하든 당신의 자유와 취향!
< Bottom >
어디까지 짧아지실 꺼에요 ?
숨겨왔던 당신의 각선미를 드러낼 시간. 기존의 S/S 쇼츠들은 리조트 쇼츠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번 컬렉션에서는 포멀하고, 소재에 다양한 변주가 있는 쇼츠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장 또한 일반적인 버뮤다팬츠에서 더욱 짧아진 마이크로 기장까지 등장하며 어디까지 짧아질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쯤 되면 가을에는 하의 실종 패션이 성수동을 지배할지도 모르겠다.) 베이직 셔츠나 재킷에 쇼츠를 함께 매치하는 스타일링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을 보아 한정되었던 남성들의 스타일링에도 변화가 시작된 듯하다.
저번 시즌 강조되었던 워싱 디테일보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워싱, 베이직한 블루톤이 주를 이루기 시작했다. 90년대 스타일을 담은 적당한 넓이의 스트레이트 핏이 주요 실루엣. 깔끔한 재킷이나 셔츠, 후디나 티셔츠 어느 아이템에도 잘 어울리는 데님 팬츠는 시즌에 구애를 받지 않는 스테디 아이템이다. 그중에서도 이번 시즌은 기본 스타일링에 주목할 것.
< Top >
페미닌 실루엣의 등장
2024년 주목받는 키워드 : 젠더 플루이드,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를 허문 자유와 취향의 존중 속에서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나를 완성하는 ‘선택과 도전의 시대’가 눈앞에 펼쳐졌다는 것이다. 여성복에서만 주목받던 모래시계형 실루엣이 남성복에 등장한 것으로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해도 될 듯. Prada 24 런웨이에 등장한 넣.입 패션은 다리가 짧아 슬펐던 분들에게 완벽한 스타일링 지침서가 되어줄 듯하다.
센슈얼한 소재의 셔츠 매칭으로 우아하고 드레시한 남성의 라인을 드러내는 스타일이 등장했다. 새틴, 시스루가 주요 소재로 활용되며 베이직한 팬츠와 매치하여 보다 포멀한 스타일로 제안된다. 셔츠에는 큰 디테일이나 디자인보다 소재나 기본적인 셔츠 형태에서의 변주로 고급스럽고 정교한 멋이 강조된다.
가볍게 입을 수 있는 여유로운 실루엣과 긴 기장감, 편안한 소재가 활용된 스타일이 주목받는다. 날이 갈수록 타이트해지는 여성복 실루엣과 다르게 남성복의 실루엣은 더욱 커져 가는 듯하다. 핏하고 깔끔하기만 하던 지루한 셔츠 군단에게서 벗어날 차례. 손등을 덮는 긴 기장의 소매와 오버핏의 실루엣으로 느슨한 스타일링을 연출해 보자.
폴로셔츠의 금의환향
굵은 스트라이프가 강조되어 소년미가 돋보이는 폴로탑들이 강세이다. 볼드한 스트라이프를 통해 연출되는 스포티함은 푸릇푸릇한 봄을 맞이하기에 적격. 그중에서도 눈여겨볼 컬러 포인트는 블루 & 화이트라고 확신한다. 가벼운 트렁크 팬츠나 쇼츠와 함께 가볍게 완성하는 프레피룩이 이번 시즌 키 트렌드.
여성 하객룩 아니고요,
여성복에만 줄곧 주목받던 트위드가 남성복에 등장했다. 고급스러운 질감의 트위드는 페미닌 감성으로 클래식하고 우아한 멋을 연출한다. 플로럴 디테일, 스카프, 리본 등 확장되는 남성복의 스펙트럼을 관찰하는 것도 봄을 맞이하는 재미 중 하나. 태초에 남성복에 사용되었던 원단인 트위드가 다시금 남성복에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남성복에 등장한 색다른 트위드의 매력을 기대해도 좋을 듯!
< Style >
Back to school
스포츠와 프레피룩의 결합으로 스포티한 프레피룩이 주목받는다. 메인 아이템으로는 폴로셔츠와 럭비 셔츠, 바시티 재킷. 함께 코디하는 하프 팬츠와 미들 삭스, 로퍼까지. 섬세함과 우아함이 더해진 귀족적인 프레피룩은 클래식함과 소년적인 매력을 동시에 연출한다.
9-6 도비들은 주목해주세요.
오피스 코어의 연장. 짧은 기장감의 실루엣과 포멀한 무드로 가벼운 느낌의 오피스룩이 강조된다. 기존의 오피스룩에서 현대적인 변주가 많이 적용된 이번 룩에서는 비즈니스 요소들이 개성을 드러내는 아이템으로 많이 등장했다는 것에 주목할 만하다.
하이브리드 오피스 2.0
스트릿패션의 주목도가 잠깐 빠지면서 워크웨어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산업적인 무드가 줄어들고 유틸리티, 컬러감, 캐주얼 무드가 강조되는 새로운 워크웨어로 일상적으로 해석되었다는 것이 눈여겨볼 포인트. 낚시 조끼, 카고 포켓들이 주요 아이템으로 사용되어 기능적인 요소가 일상복에 접목되었다고 보면 쉬울 듯!
전체적으로 내추럴하고 베이직한 컬러와 디테일이 주를 이루었던 이번 시즌이지만, 파카에서만큼은 무조건 과하게. 화려한 컬러감과 패턴들이 사용되는 스포티한 점퍼와 파카가 주목받는다. 하지만 매칭 아이템들은 포멀하게. 로퍼나 셔츠, 안경, 넥타이 같은 비즈니스 아이템들과 함께 매칭하며 언밸란스한 재미를 연출했다.
< Item >
어른 남자, 손을 번거롭게
남자가 가방이 뭐가 필요해 ~라고 말하며 지갑과 핸드폰만 주머니에 챙겨 다니던 얘기는 다 옛날 옛적 이야기. 핸드백부터 클러치, 토트백까지 남다른 존재감을 자랑하는 빅 백 트렌드가 남성복에서도 유지될 전망이다. 왼손에는 크고 튼튼한 레더 보스턴백과 오른손에 커피 한 잔은 여유로운 어른 남자의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제격. 비록 넣어두고 읽지 않을지라도 애꿎은 책 한 권과 볼펜 한 자루쯤 챙겨주며 감성 한 스푼으로 가방을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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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전 세계를 강타했던 자기관리 열풍이 남성복에 가져온듯한 새로운 바람. 다소 생소하고 어색할 수 있지만 자신의 취향껏 패션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바로 패션의 매력 아닐까? 결국은 가장 나다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 2024년의 트렌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마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