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자 마지막일 듯
10살이 될 때까지 깡촌에 살았던 나는 먼 길을 걸어서 국민학교에 다녔다. 아이들 걸음으로 족히 1시간은 걸렸던 등하교 길은 지금 생각하면 그 먼 길을 어떻게 다녔나 싶지만, 그 시절엔 그저 즐거웠다. 가는 길과 돌아오는 길에 놀이거리가 잔뜩 있었기에 한 번도 학교에 가기 싫다고 느꼈던 적이 없다. 2학년 때 친구랑 집에 돌아오는 길에 트럭을 타고 지나가던 아저씨가 새끼 고양이를 보여주며 데려다 키워볼 거냐고 물으셨다. 뒷일은 생각하지도 않고 고양이를 넙죽 받아 안았다. 아저씨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떠나셨고, 나중에 생각해 보니 문제를 해결한 기분 좋은 웃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끼 고양이는 도망치고 싶은 건지 안기려는 건지 날카로운 발톱으로 내 옷을 뜯어가며 몸부림을 치다가 이내 얌전해졌다. 아마도 마당이 있는 시골집이어서 가능했겠지. 엄마는 아무런 말씀 없이 새끼 고양이의 밥을 챙겨주셨다. 작은 냄비에 남은 생선이나 밥을 끓여서 주시고, 이것저것 끼니를 챙겨주시던 엄마의 모습이 생각이 난다.
시간이 흘러 고양이는 제법 커졌고, 잠시 집을 나갔다 돌아오자 배가 불러 있었다. 새끼 고양이를 5-6마리 낳았던 것 같다. 그 고양이들은 마당에서 자유롭게 지내다가 하나 둘 사라지더니 한 마리만 남았다. 그 고양이가 커서 새끼를 낳았을 때쯤에는 내가 처음 데리고 왔던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고양이들은 며칠씩 밖에 나갔다가 집에 잠깐 머물러 허기만 채우고 다시 보이지 않기를 반복하다 이내 한 마리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나의 첫 고양이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난다. 고양이 3대가 우리 집에 머물던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 후로 고양이와 함께 살아본 적은 없으며 나는 고양이들이 밖에서 지내는 것이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 심학산 정상에서 여유를 즐기고 있는 고양이들을 보면서 그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
고양이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면 물어보고 싶다.
너희들 행복하니?
그러길 바라!
**아래 사진은 심학산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