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초등학교 시절에 처음 알게 되었던 엄마의 나이보다 훨씬 더 먹어버린 내 나이가 아직도 조금은 어색하지만, 이왕 먹는 나이를 즐겁게 받아먹으려 한다. 나만 나이 먹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다 먹는 나이인데, 나만 늙는 것도 아니고 누구나 다 늙는데, 뭐 어때!!!
잘 늙어가기 위해서 운동을 한다. 운동을 하면 마음이 더 건강해지는 것 같다. 요즘 나의 낙은 느리게 달리기와 심학산에 다니는 것이다. 많이 걷다 보면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런데 역시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나오면 잘했다 싶어진다. 술도 끊었다. 이제 곧 4년이 되어간다. 술을 끊고 많은 게 달라진 것 같다. 나 자신에게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몸도 마음도 더욱 건강해질 수 있도록 부지런히 움직여 보자고 다짐한다.
귀엽게 나이를 먹기 위해서는 소소한 취미도 잊으면 안 된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취미는 왼손글씨 쓰기, 다이어리 쓰기, 차 마시기, 드로잉 하기 여러 가지가 있다. 주로 돈이 들지 않는다. 유일하게 돈을 써야 하는 취미는 카페에 가는 것과 독립영화관에 가는 것이다. 카페는 주로 남편과 함께 간다. 마냥 수다를 떨기도 하고, 각자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독립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의 후기는 대부분 성공적이다. 한 편의 영화에서 장점을 찾기란 생각보다 쉽다.
과연 귀여움이란 뭘까? 나에게 귀여움이란 좋아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달려와 와락 안긴다거나 나를 보고 헤벌쭉 웃는 모습을 보면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주로 아이들이 그렇다. 빙빙 돌리지 않고 속 마음을 표현해 주는 것, 그 속마음이 애정이라는 것이 훤히 드러나는 것 그것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귀엽다. 그런 사람을 어떻게 귀여워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엉뚱한 귀여움은 잠시다. 그건 나와 연결고리가 없기 때문이다.
수십 년 후가 지나고 나에게 늙음을 누릴 수 있는 생이 허락된다면 귀엽고 낭만적인 할머니가 되고 싶다. 지금의 마음을 잃지 않고, 새로운 것을 설렘으로 대할 수 있는 마음이 열린 사람이 되고 싶다.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보고 싶으면 보고 싶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림을 그리고, 시를 읽고, 글을 쓰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 짱짱한 다리로 둘레길을 걷고 가끔은 천천히 달릴 수도 있는 그런 할머니가 되고 싶다. 늙음을 큰 행운으로 받아들이며 만끽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우리 같이 귀엽게 늙어가기로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