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와 ETF 개념 완전정복하기
우리는 처음 투자를 시작할 때, 개별 주식보다는 ETF를 사는 게 좋다는 조언을 흔히 듣는다. ETF도 증권사 앱을 통해 주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사실 ETF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더라도 투자를 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그렇지만 오늘은 ETF에 입문하려는 이들, 혹은 이미 ETF에 투자하고 있지만 ETF가 정확히 무엇인지, 어떤 투자 매력이 있는지 알아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ETF의 기초 개념을 처음부터, 아주 자세히 설명해보려고 한다. 투자 경험이 많다면 ETF에 익숙할 테지만, 처음 투자를 시작하려는 이들에게는 주식에 비해 ETF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TF란 Exchage Traded Fund의 줄임말로, 간단히 하면 거래소에서 거래되는(Exchange Traded), 즉 상장된 펀드(Fund)다. 따라서 ETF는 '상장 지수 펀드' 라고도 불린다.
일반적인 정의에 따르면, ETF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을 뜻한다.
짧은 정의지만 상당히 많은 개념들이 압축적으로 포함되어있어, 투자 용어에 익숙하지 않다면 그 의미를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힘들 수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 다음과 같은 순서로, ETF의 개념을 완전 분해하여 설명해보려고 한다.
1) 펀드란 무엇인가?
2) 펀드가 특정 지수를 추종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즉, 인덱스 펀드가 무엇인가?)
3)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 (즉, ETF가 무엇인가?)
4) 초보 투자자에게 ETF를 추천하는 이유
1. 펀드의 개념
우리는 투자를 할 때 주식이나 채권에 직접 투자할 수도 있지만,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펀드(fund)란, 투자를 위해 여러 투자자가 함께 모은 돈을 뜻한다. 이렇게 모인 돈을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가 대행하여 투자하고, 그 투자성과를 투자자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2. 펀드 운용의 구조
펀드가 어떠한 방식으로 운용되는지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펀드의 운용에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회사들이 관여한다.
① 자산운용사
자산 운용사 내의 펀드매니저는 추상적인 금융상품인 펀드 투자 계획을 세워 펀드를 조성한다. 수탁회사에 운용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운용하는 역할을 하며, 운용 대가로 운용 보수를 받는다.
② 판매회사
주로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의 기관으로, 자산운용사로부터 판매 업무를 위탁받아 직접 고객을 상대해 펀드를 판매하는 역할을 하며 판매 대가로 판매 수수료를 받는다.
③ 수탁회사
투자자의 투자금은 판매회사나 자산운용사에 보관되지 않으며, 은행, 증권사 등의 수탁회사에 독립적으로 보관된다. 따라서 자산운용사에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투자금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3. 펀드 투자의 장점
개별 주식이 아닌 펀드에 투자하면, 다음과 같은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1) 투자를 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다.
우리가 주식과 채권에 직접 투자 하려면,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재무제표 분석이 가능할 정도의 회계와 재무 공부를 하고, 개별 종목을 일일히 분석하고, 주가가 적정하게 형성되었는지 판단하고, 투자 이후에도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며 조정해야한다.
그러나 펀드를 통해 투자하면,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가 이러한 과정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보다 편리한 투자가 가능하다. 또한, 전문가는 투자경험과 지식이 풍부하므로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더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2) 절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채권형 펀드(주식에는 전혀 투자하지 않으면서, 6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이자소득과 매매차익이 모두 과세 대상이 되지만, 주식형 펀드(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배당소득은 과세되지만 매매차익은 과세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세금부담이 적어질 수 있다. 다만, 최종적으로 손해를 본 경우라도 배당소득에 대한 세금은 내야할 수 있다.
3)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해진다.
사실상 펀드의 가장 큰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투자금액으로 여러 개의 자산에 분산투자를 하면, 한 개의 자산에 몰아서 투자를 하는 것보다 위험이 줄기 때문에 훨씬 유리하다.
분산투자를 해야하는 자세한 이유와 원리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을 참고하는 것을 권한다(펀드와 ETF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중요한 내용이므로, 정확한 이해를 위해 꼭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위와 같은 이유로 투자자들은 (비체계적)위험을 줄이기 위해 분산투자를 원하지만, 문제는 개인의 투자자금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완전한 분산투자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그러나 펀드를 이용해 투자자들끼리 자금을 모으면 더 많은 자산에, 또한 비싼 우량주나 거래 단위가 큰 채권 등 보다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되므로 더 큰 분산투자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내가 가진 적은 자금만으로도 큰 돈으로 투자하는 것과 같은 분산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펀드는 크게 인덱스펀드(Index Fund)와 액티브펀드(Active Fund)로 나눌 수 있다. 인덱스펀드는 인덱스, 즉 지수를 추종하여 해당 지수와 동일한 수익률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소극적(passive) 펀드이고,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가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얻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펀드이다.
지수는 본래 주가가 일정 기간 동안 얼마나 달라졌는지 측정해 비교할 목적으로 만들어 쓰는 통계 값으로, 주가지수를 통해 특정 시장의 주가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의 경향성을 쉽게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주가지수는 주어진 시장에서의 주가를 통계적으로 대표하는 표본이라고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S&P 500 지수는 미국 주식시장의 대형주 부문을 나타낸다. 따라서 단순하게는 특정 시장을 대표하는 벤치마크, 혹은 시장의 전체 흐름을 대표하는 값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지수를 추종한다는 것은, 해당하는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용으로써 지수의 움직임에 연동되도록 수익률을 모방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해당 지수가 상승할 경우 인덱스펀드의 수익률 역시 유사한 비율로 상승하고, 지수가 하락할 경우에는 유사한 비율로 하락하게 된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 지수가 1% 상승하는 경우, 이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 역시 1% 와 비슷한 비율로 상승한다.
이러한 인덱스펀드는, 단기적으로는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가 주가지수의 수익률을 초과 달성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떠한 전략도 주가지수의 수익률을 초과할 수 없다는 효율적 시장 가설에 이론적 기초를 두고 있다.
인덱스펀드는 목표 지수의 선정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데, 국내의 주요 지수로는 대형기업 위주의 코스피지수(KOSPI), 중소 및 벤처기업 위주의 코스닥(KOSDAQ)지수 등이 있으며 미국의 경우 S&P500, 나스닥종합지수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가지수는 KOSPI200지수로, 한국거래소의 대표 우량종목 200개를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지수화한 것이다.
최근에는 주식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단순한 종합주가지수 외에도 특정 테마의 지수가 개발되어 이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가 등장하고 있다. 신재생, K-컬처, 전기차, 반도체, 메타버스 등 트렌드에 따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관련주를 모은 것이다.
인덱스 펀드는 액티브 펀드에 비해 리서치에 대한 부담이 적고, 주식을 자주 매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주식매매 비용이 적게 들어 상대적으로 펀드 운용비용이 저렴하다.
또한 인덱스펀드 역시 펀드에 해당하므로 적은 투자금으로 분산투자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S&P 500 지수를 구성하는 500개 종목을 직접 모두 매수하지 않더라도, S&P 500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만으로 동일한 분산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펀드와 인덱스펀드는 거래소에서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없기 때문에 환매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려 자금 유동성에 대한 리스크가 있다. 이에 따라 펀드의 장점은 취하면서, 단점은 보완할 수 있도록 인덱스펀드를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시킨 금융상품이 바로 ETF라고 할 수 있다.
1. ETF의 개념과 이점
결론적으로, ETF는 인덱스펀드를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거래소에 상장시켜놓은 것을 의미한다. 인덱스펀드처럼 지수를 모방해 수익을 내면서도, 거래소에 상장되어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펀드인 것이다.
따라서 ETF는 소액으로도 분산투자가 가능한 펀드 투자의 장점과, 언제든지 시장에서 원하는 가격에 매매할 수 있는 주식투자의 장점을 모두 가진, 인덱스펀드와 주식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거래소에서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인 Kodex 200을 사면, 코스피200에 속하는 한국의 주요 기업 200개에 대해 한 번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하나의 ETF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분산투자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또한, ETF는 자동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운용 보수가 높은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2. ETF의 종류
ETF를 통해 다양한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ETF의 매력 중 하나로 꼽힌다.
1) 다양한 기초자산
추종 대상이 되는 기초 자산이 주가 지수 뿐 아니라 파생상품, 금, 원자재, 해외 주식, 채권, 환율 등 다양하기 때문에 투자의 폭이 넓다.
2) 다양한 테마
다양한 테마의 인덱스펀드가 존재하는 것처럼, 시장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외에도 다양한 지수를 추종하는 테마형 ETF가 등장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헬스케어 기업들에 투자하고 싶으면 헬스케어 관련 ETF에,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에 투자하고 싶으면 배당주 관련 ETF에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다.
3) 다양한 형태
① 레버리지 ETF
지수의 움직임에 따른 수익이나 손실을 2~3배로 증폭시킨 상품이다. 예를 들어 Kodex 레버리지 ETF의 경우, 기초 지수인 코스피200 지수가 일별 1% 상승 시 Kodex 레버리지는 2% 상승을 추구한다. 따라서 코스피200이 10% 오르면 최대 20%의 수익을 낼 수 있으며, 반대로 10% 하락하면 최대 20%까지 손실을 볼 수 있다.
② 인버스 ETF
지수가 하락 시 오히려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Kodex 인버스 ETF는 코스피200 선물이 하락하면 수익이, 코스피200 선물이 상승하면 손실이 나는 구조이다.
작년 겨울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코스피가 한창 하락세를 보이고있을 때, 코스피가 계속해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 투자자들이 코스피 선물의 '인버스(반대)' '레버리지(두 배)' ETF로 쏠리는 웃픈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을 자조하기 위해 나온 말이 바로 "곱버스도 국장이다."이다.
당시 흔히 '곱버스'로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오랜 기간동안 거래량 1위를 차지했으며, 실제로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선물의 하루 하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코스피200 선물이 10% 하락시, 곱버스 투자자는 20%의 수익을 얻는 구조인 것이다. 다시 말해, 당시 투자자들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망하는 데하락하는 데 베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③ 액티브 ETF
ETF는 일반적으로 패시브 펀드를 기반으로 하나, 액티브펀드와 ETF의 성질을 결합한 액티브 ETF 역시 존재한다. 액티브 ETF는 기초 지수의 성과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달리 기초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목표로 하는 ETF이다. 따라서 액티브 ETF에서 기초 지수는 추종할 대상이 아닌 비교 대상의 역할을 하며, 비교 지수를 넘는 성과를 내기 위해 펀드매니저가 투자 종목과 매매 시점을 적극적으로 조정한다.
어떠한 상품에 투자를 하기 전, 그 구조를 이해하는 과정은 필수이다. ETF의 경우 기초 자산(대표적으로 주가 지수)이 올라가면 ETF 가격도 그만큼 올라가고, 기초 자산이 내려가면 ETF 가격도 그만큼 떨어지는 단순한 구조이기 때문에 투자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지점은 아무래도 분산투자일 것이다. 초보 투자자로서 분산투자를 적절히 수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수 있다. 자금 문제도 있고, 특정 주식 간에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는지 파악하는 등의 분산투자를 위한 분석도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이다.
한편 ETF의 경우 하나만 사도 자동으로 수백개 이상의 종목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과 노력으로 분산투자효과를 자동으로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초보 투자자에게는 여러 개의 주식을 직접 구매하는 것보다 하나의 ETF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하는 것이다. 폭넓은 분산투자가 가능한 금융 상품을, 마치 하나의 주식을 사듯 거래소에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ETF의 아주 큰 매력이다.
워렌 버핏 역시 종목을 선택하는 능력이 부족한 대부분의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몇몇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미국의 주식 시장 대표 지수인 S&P 500을 추종하는 ETF를 사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한 바 있다.
오늘은 펀드와 인덱스 펀드 개념을 시작으로 ETF의 개념과 종류, 투자매력까지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번 글이 펀드와 ETF에 대해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또한 투자를 처음 시작하려는 이들에게는 방향을 잡는 작은 길잡이가 될 수 있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참고자료>
1. https://www.samsungfund.com/etf/insight/guide/view01.do
2. https://www.samsungfund.com/fund/insight/guide/view05.do
3. https://www.moef.go.kr/sisa/dictionary/detail?idx=89
4. https://www.banksalad.com/articles/ETF-뜻-단점-장점-투자방법-미국ETF-배당ETF-세금-ISA계좌
5. https://ssmt.wooribank.com/mpib/OneTouch?withyou=STFND0144
6. https://eiec.kdi.re.kr/material/clickView.do?click_yymm=201512&cidx=1069
7. https://www.kcie.or.kr/mobile/guide/3/17/web_view?series_idx=&content_idx=7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