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녹색이념> : 9번 트랙 "잔상" (1부 끝)
‘섬광’에서 출발한 여정이 흐릿해지고 ‘잔상’만이 남았습니다. 무대 장치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현실 속에서 ‘막다른 길’에 다다른 그가 마주해야 하는 세계가 완전히 내면으로 내려앉는 공간적 전환점입니다. 스포트라이트가 꺼지고 무대 세트가 준비되는 동안 잔상 속에서 나레이션이 들려옵니다. 이 내용은 야고보서의 1장 12절부터 18절까지의 내용입니다.
야고보서는 기원후 60년대 중반 네로 황제가 기독교를 핍박하던 시기의 절정에 쓰여진 서신입니다. 가혹한 시련에 직면한 신도들이 현실과의 충돌로 인해 믿음을 잃어가자 그들을 격려하기 위해 쓰인 부분으로써 신도들이 시련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잔상’의 나레이션은 김태균이 내면의 세계에서 지금까지 현실 때문에 억압해온 상처와 고통들을 마주하고 극복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야고보서에서 제시되는 ‘시험’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시험은 ‘만났을 때 기뻐해야 하는 시험’입니다. 이것은 세상 사람들의 기준이 아니라 오직 신의 기준에 따라 살다가 불화하게 되는 고통 또 하나의 시험은 ‘유혹’입니다. 그것은 신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에 따라 살다가 그 기준 이상의 것을 끊임 없이 욕망하여 겪게 되는 시련의 경우입니다.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하는 것이 이 대목이죠.
그가 헤쳐나가야 할 이 고난의 끝이 어떤 형태의 결말을 맺을지,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지, '죄가 장성하여 사망을 낳을지' 아직은 아무도 모릅니다. 무대의 불빛이 점차 밝아집니다. 1부는 마무리 되고, 2부의 막이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