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박할 사이

제 2판 / 영화 편집에 대한 연구

by 오지혜BaekJi

"편집이란 짜 맞추는 것이라기보다는 경로를 찾는 것이라는 사실을, 편집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필름을 실제로 붙이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편집의 6가지 기준

1) 감정 51%

2) 이야기 23%

3) 리듬 10%

4) 눈의 궤적 7%

5) 화면의 2차원성(180도 법칙 등) 5%

6) 실제의 3차원 공간 4%


사람들은 때에 따라 몇 분동안 눈을 깜박이지 않기도 하고, 어떤 때는 계속 깜박거리기도 한다. 그 둘 사이도 물론 다양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들의 눈을 깜박이게 하는가?"

한 편으로는, 너무 화가 나서 눈을 전혀 깜박이지 않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에 이런 사람은 한 가지 생각이 그를 사로잡고 있어서 눈을 깜박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고 있는 상태다. 반면 1초에 한 번씩 눈을 깜박이게 하는 또 다른 분노가 있따. 이때 그 사람은 동시에 이율배반적인 여러 감정과 생각들이 밀려오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그것들을 눈 깜박임을 통해 분리하고 정리하여 다시 상황을 통제하려고 한다.

그래서 눈을 깜박이는 속도는 오늘의 기상 상태보다 우리의 감정 상태와 우리가 어떤 생각을 얼마나 많이 하는가에 더 관련되어 있는 것 같다.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눈 깜박임은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의 분리를 도와주는 것이거나, 아니면 독자적으로 일어나는 그 생각의 분리에 의해 촉발된 반사적 반응이다.

그리고 깜박임의 속도뿐 아니라, 언제 깜박이는지도 의미가 있다. ...

그리고 그 대화가 영화의 한 장면이었다면 그 깜박임의 순간은 컷이 될 수 있는 포인트와 일치한다.



생각의 시퀀스, 즉 컷의 리듬과 속도는 그 장면의 내용에 비추어 적절해야 한다. 실제 삶에서 사람들이 눈을 깜박이는 속도는 대략 분당 4회에서 40회 사이이다. 당신이 실제로 싸우는 중이라면, 1분 동안에 수십 가지의 생각을 할 것이기 때문에 1분에 수십 번 깜박일 것이다. 따라서 영화에서 싸우는 장면이 있다면 분당 수십 개의 컷이 있어야 한다.

당신의 직무는 부분적으로 관객의 생각 과정을 예상하는 것이고, 부분적으로는 그 과정을 제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거나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그들이 '요청'하기 직전에 주는 것이다. 관객보다 너무 앞서거나 뒤처지면 문제가 발생한다.


성공적이지 못한 연기의 한 특징은 그 배우가 눈 깜박이는 타이밍이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그 배우의 눈 깜박이는 리듬은 그가 연기하고 있는 인물의 생각의 리듬과 일치하지 않는다. 사실 나쁜 연기자는 인물이 생각하고 있어야 할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

-------


책을 딱 절반으로 나눠서 후반부는 당시 영화계에 퍼지고 있던 영화 제작(특히 편집부분)의 디지털화에 대한 편집자로서의 경험과 통찰이 담겨있다. 여기서 월터는 단순히 영화 편집의 기능적 부분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예술, 더 나아가 인간 예술사가 여러 변화를 거쳐오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을 전개하는데 그게 꽤 유익하다.


당시 월터 시대의 영화는(20-30년 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이행을 겪고 있지만, 지금은 AI가 영화 제작 전반을 통째로 휘둘지도 모르는 시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그 기술속도는 이전하고 비교과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정도 수준의 이미지 구현 기술이면, 우리가 온전히 AI로 만든 영화를 보고 울고 웃을 날도 얼마 안 남았다고 느껴질 정도니까. 여러모로 혼란한 와중에 월터의 글을 발견하게 되었고, 흥미로우면서도 감사했다. 월터는 실용적이면서도 사색적인 사람이어서, 과거의 통찰이라 하더라도 지금 우리에게 남겨주는 것이 분명히 있으니 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낭만주의인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