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육십이 다 된 노총각이 장가를 가고 싶다고 한다. 아기도 낳고 천년만년 살고 싶단다.
그 말을 들은 남편은 어젯밤 술자리서 묵사발 같은 말을 던지고 왔다고 했다. 애가 스무 살이면 넌 팔십 살이야. 그때까지 살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허깨비 같은 소리 집어치우게나. 애만 불쌍해. 술이 깬 아침, 내가 동생에게 말을 잘못한 거 같다며 후회스럽다고 한다. 그럼 당장이라도 사과를 해야지. 내가 어제 술김에 뱉은 말 사과할게라고 그리고 너의 꿈을 응원할게라고.
사과는 용기 있는 자만이 할 수 있는 것.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더 시간이 가기 전에 사과를 해야 한다.
전화기를 들고 잠깐 망설이더니 이내 밖으로 나간다. 사과를 하러 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