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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선비 Oct 02. 2018

반야심경 한 번쯤 들어 보셨죠? (4)

3. 해설 a


 여러분들 반야심경 많이 들어보셨죠?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관자재보살~" 아마 우리에게 익숙한 구절일 겁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반야심경은 재미있는 힙합 리믹스(?)도 있고 말이죠. 하지만 불교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제외하면 반야심경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계신 분들은 적으실 겁니다. 그래서 이번 연재를 기획했습니다. 저는 철학 관련 브런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글은 종교적인 글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불가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이 글의 대상은 모든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최대한 쉽게 풀어서 쓸 계획이니 차분히 연재를 읽어나가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불가 사상의 느낌을 이해하실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연재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0. 목적과 이유

1. 사전 지식과 기타 알아두면 재밌는 것들

2. 개론

3. 해설(이 부분은 본문의 해설이므로, 어느 정도의 분량이 나올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4. 마무리


 이번 연재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설이 시작됩니다. 한문이 많다 보니 사실 죄다 한문 이해하는데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실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한문공부 시간이 아니라 사상을 이해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한문의 사용은 최대한 줄일 것이고, 그래도 큰 문제는 없을 거라 보입니다. 시작해 볼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260자로 이루어진 반야심경의 원문을 하나하나 읽어볼 텐데 여기서 말하는 원문은 범어 원문(산스크리트어 원문)이 아니라, 현장법사가 한문으로 번역한 반야심경의 원문을 말한다. 참고로 반야바라밀다심경이라는 제목부터 260자에 포함됨을 알아두길 바란다. 즉, 나는 한문으로 번역된 산스크리트어를 다시 한글로 번역하는 것이다.


 그전에 번역에 대해 할 말이 좀 있는데, 영어 단어인 contents를 예로 두자. 이게 원어일 테고, 우리는 이걸 순수 우리말로 바꾸면 약간 이상해진다. 그래서 굳이 번역하지 않고, 그냥 콘텐츠라고 말한다. 한문번역본도 이와 비슷하다. "이 서비스에는 여러 콘텐츠들이 포함되어 있다."라는 문장이 있다고 치면, 서비스와 콘텐츠는 원어를 우리말의 발음만을 빌려왔고 원어를 그대로 살렸다.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산스크리트어(범어)를 굳이 해석하기에 이상하고, 해석하면 본래의 뜻이 와전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한자에서 발음만 빌려온다. 그러므로 반야심경의 경문을 한자 하나하나 외워가면서 독해(?)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아마 하나하나 독해를 하게 되면 무슨 말인지 모르게 된다. 왜냐하면 애초에 뜻이 없는 한자를 발음만 따온 것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반야심경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저 멀리 있는 달을 손가락을 가리켰는데, 손가락의 모양, 손톱에 때가 꼈느니 마느니, 손이 크니 작니를 말하는 건 의미가 없는 일 이겠다. 우리는 달을 보기로 한다.


 지금부터 읽게 될 반야심경의 원문을 나열하고 시작한다. 지금은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를 수 있을 테니, 이게 반야심경이구나 하면 된다.



원문


般若波羅蜜多心經

반야바라밀다심경


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照見 五蘊皆空 度一切苦厄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 오온개공 도일체고액

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是故 空中無色 無受想行識

시고 공중무색 무수상행식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

無無明 亦無無明盡 乃至 無老死 亦無老死盡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 무노사 역무노사진

無苦集滅道 無智亦無得

무고집멸도 무지역무득

以無所得故 菩提薩埵 依般若波羅蜜多故

이무소득고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고

心無罣礙 無罣礙故 無有恐怖 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

三世諸佛 依般若波羅蜜多故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故知 般若波羅蜜多 是大神呪 是大明呪 是無上呪 是無等等呪 能除 一切苦 眞實不虛 

고지 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 능제 일체고 진실불허 

故說 般若波羅蜜多呪 卽說呪曰 

고설 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娑婆訶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 붉은 글씨는 이번 편에서 함께 해석할 부분입니다.


 지금은 무슨 말인지 몰라도 상관이 없다. 전체 원문은 길지 않다는 것, 그리고 이런 구성으로 되어 있구나만 알고 가도 된다. 물론 나중엔 읽고 이해할 수 있으면 좋다. 이제 차근히 뜻을 알아가 보자.




반야바라밀다심경 般若波羅蜜多心經


* 반야 般若

반야는 범어로 큰 지혜 혹은 오묘한 지혜라는 뜻이다. 한자 자체에는 아무 뜻이 없다. 음만 따와서 사용하는 경우이다. 번역을 할 때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존중의 불번'이 있다. 본래의 의미를 존중하여 번역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고하시고, 아무튼 반야는 불가에서 말하는 최고의 지혜이다.


* 바라밀다 波羅蜜多

이 역시 음만 따온 경우이다. 바라밀다를 한문으로 해석해봐야 아무 뜻이 없으니, 굳이 해석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바라밀다는 피안에 도달한다. 피안으로 건너가다 라는 뜻이다. 피안은 불가에서 말하는 이상 세계이다.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천국이라고 보면 된다. 참고로 현실세계는 차 안이라 한다.


* 심 

중요한 건 핵심이라고 한다. 바로 그때의 심이라고 보면 된다. 앞서 설명에서 반야바라밀다심경은 대반야바라밀다경의 정수만을 요약한 것이라 했었다.


* 경 經

경전 할 때 그 경이 맞다. 참고로 좀 더 말하면 경은 관섭상법의 의미를 갖는다. 관섭상법이란, 경에 있는 말들은 시대를 관통하는 이치이며, 모든 것을 포섭하는 항상 그러한 절대 진리의 법칙 이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관섭상법은 알아두면 좋고 몰라도 좋다. 


 그래서 반야바라밀다심경이 무슨 말일까? 크나큰 절대 지혜를 통해 차안에서 피안으로 가게끔 해주는 대반야바라밀다경의 정수만을 담은 경전이다. 차안에서 피안으로 배를 타고 건너가자! 건너야 할 바다는 번뇌이고 업이며, 타고 가는 배의 이름은 반야라면 감이 올 것이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배를 타고 피안에 도착하면 그 배가 더 이상 필요할까? 필요하지 않을까? 이는 차차 이야기하기로 하자



관자재보살 觀自在菩薩


* 관 

관은 볼관(觀)인데, 관찰할 때의 그 관이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단순히 see, look의 개념인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지극한 경지에서 마음의 눈으로 보는 그런 의미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심안(心眼)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 자재 自在

어떠한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집착하지 않으며 그 어디에도 머무는바 없는 경지를 자재라고 한다. 자성본공(自性本空)의 경지인데, 자성본공이 뭔지는 차차 알아보겠지만 정말 간단히만 말하면, 자신의 본성은 사실 없다(공)는 말이다. 감이 안 오겠지만 나중에 자세히 알아볼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보살 菩薩

우스갯소리로 가수 문희준에게 문보살이라고 한다. 들어보았을 것이다. 막말로, 엄청 빡치게 하는 상황에서도 잘 참는 사람을 보살이라고 하는데 그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그 뜻을 제대로 알고 갈 필요가 있다. 보살이라는 말은 사실 약자이다. 보리살타를 줄여서 보살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보리살타는 보리/살타로 끊어 읽는 것인데, 보리는 깨닫는다는 뜻이라고 보면 된다. 진리에 대한 깨달음을 말한다. 그리고 살타는 '생명이 있는' 정도의 뜻인데 약간 애매하게 느껴질 텐데, 보리살타는 자각을 넘어서서, 각타(覺他) 즉, 스스로 깨닫고 그 깨달음으로 다른 중생까지 깨달을 수 있도록 힘을 쓰는 자라고 보면 된다. 쉽게 말해서 보살은 불가의 가르침에 지극한 자라고 보면 된다. 관자재보살은 불가의 보살 중에서 가장 인기(?) 좋은 보살 중 하나이다. 참고로 불가는 유일신이 아니다. 누구나 반야를 통해 열반하면 부처가 될 수 있다. 불교 신이라고 검색하면 엄청나게 나올 것이다. 관자재보살, 관세음보살, 미륵불, 아미타불.... 하나하나 알 필요는 없다. 반야심경은 관자재보살의 설법을 담은 경전이구나 정도만 알고 가면 된다.



행심반야바라밀다시 行深般若波羅蜜多時

 

* 행 行

말 그대로, 행한다.


* 심 深

깊다란 건데, 대단히 깊은 수행의 상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 반야바라밀다 般若波羅蜜多

앞서 설명했었던, 오묘한 지혜인 반야를 통해 피안으로 건너가다라는 뜻이다.


* 시時

~를 할 때에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즉, 행심반야바라밀다시를 쭉 이어서 해석해보면, '깊은 반야의 지혜로 수행을 할 때에'라는 의미가 된다.



조견오온개공照見五蘊皆空


* 조견 照見

조견은 비추어보다는 의미이다. 마음의 눈을 통해서 보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관과 비슷하다.


* 오온 五蘊

오온은 '색수상행식' 이 다섯 가지를 말한다. 색은 여색 할 때의 그런 색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런 한정적인 의미는 아니고, 형태가 있는 모든 물질적인 것을 색이라고 한다. 눈에 보이는 건 다 색깔이 있다 라고 생각해도 이해가 쉽다. 수상행식은 우리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상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나하나 설명을 하면 복잡해질 뿐이니 우선은 가볍게 가자. 쉽게 말해서 오온은 우리가 인지 할 수 있는 것들 그리고 그 인지로부터 일어나는 모든 관념들의 총체이다. 추가로 설명한다면 인간은 오온에 집착하기 때문에 삶이 고통인 것이다. 그렇다면 불가 가르침의 핵심이자 반야심경의 핵심이 무엇이냐? 이러한 오온에 사로잡히지 말라! 오온은 또한 곧 번뇌이겠다.


* 개공 皆空

모두 개, 빌 공 모두가 공하다 라는 것이다. 


 즉, 조견오온개공을 이어서 해석해보면 오온이 모두 공 하다는 것을 비추어 보았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느라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원문히 한문인지라 어쩔 수 없이 한자를 사용해야 했는데요, 글을 읽는 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으셨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문을 읽으실 줄 아시면 좋지만, 몰라도 뜻을 이해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거든요. 물론 한문을 알건, 모르건 처음 읽으실 때는 아리송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전들이 그렇죠. 하지만 차분히 연재를 따라오시면 어느 순간 이해가 되실 겁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 마세요:)


 그럼 오늘 함께 해석했던 부분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면서 이번 편을 마치면 될 것 같습니다.


般若波羅蜜多心經

반야바라밀다심경

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照見五蘊皆空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의 지혜를 수행하면서, 오온에 대해서 통찰해보시니, 그것은 모두 공(空)하다는 것을 비추어보셨다.


 자 이제 다음 시간에는 오온이 왜 공(空)한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겠죠? 그럼 다음 연재에서 만나요:)



관자재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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