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주 가끔

by 작은젊음






우리는 가끔, 생각한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란 무엇이며 나는 왜 존재하는가. 사실은 이 모든 게 부질 없고 나의 자아는 그저 사회적인 외피를 뒤집어 쓴 것 뿐이지 않을까. 순간 모든게 부질 없어지는 날이 있다. 가끔, 어쩌면 자주. 소중한 것들은 저 우주 밖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고 나 혼자 터덜터덜 마음 한 귀퉁이 언저리를 헤매게 되는 날이 있다. 오늘이, 꼭 그렇다. 그럴 때면 지난 추억을 꺼내 매만져 보기도 하고, 지난 사람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아무래도 부질없는 생각을 오래도록 입안에서 곱씹기도 하고. 그렇게 천천히 침전하다 문득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 보통 밤 혹은 새벽에. 아 내가 외롭구나, 하고. 어른이 된다는 것, 어른이 되어보니 별 것 아니다. 그저 힘들 때 내가 나를 위로할 줄 알면 그게 어른인 것. 사회에 실컷 치이고 사람에는 더 수도 없이 치이고 들어온 집에서 내 몸을 동그랗게 말고 오늘도 수고했어, 할 줄 안다면 그게 어른인 것. 그래도 가끔 회색처럼 느껴지는 이 세상에 나와 맥주 한 잔 들고 편안하고 기나긴 침묵을 함께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당신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나는,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