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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죽당 Jan 15. 2023

가수 박창근

2023년 1월 14일 포항 실내체육관

 코로나가 끝나기도 전에 캐나다를 빠져나와 일 년 내내 세상을 떠돌았다.


 그 와중에 두 번에 걸쳐 그토록 바라던 박창근 님의 콘서트를 보러 갔었다.


 반쯤은 설레고 반쯤은 설렌 만큼 실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첫 번째 콘서트를 통해 나는 그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그릇..  거기에는 끝을 알 수 없는 영롱한 세월이 담겨 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끝난 그의  또 다른 콘서트는 그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알 수 있게 해 주었고 그 아름다움의 세계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음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그는 황금빛 사자의 얼굴로 모두에게 넘치는 에너지를 나누어주며 은은한 달빛 같은 지혜로 영혼을 안식케 하였다.


 120분이라고 적혀있던 공연은 4시간에 걸쳐 빈틈없이 그러나 배려와 온성(温声) 이 가득한 체로

진행되었고 모든 게 완벽했다.


 런던에서 몇백만 원을 쓰며 보러 갔던 어떤 공연보다 훨씬  커다란 감동을 안기며 황홀한 세계로 이끌어 한순간도 빠져나올 수 없었다.

 

 거의 5시간을 꼼짝없이 앉아 화장실도 갈 수 없었기며 터질듯한 방광을 애써 달래며 급히 귀가했지만 나는 행복하고 또 행복했다.


 그를 또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세상에 그를 알리는 일을 소명처럼 하리라 마음먹었다.


그가 말하길

우리 존재 자체가 이미 빛나는 존재임을 기억하세요.


 너무도 보잘것없다고 생각이 든다면

세상 어딘가 자신이 빛날 터가 있음을 기억하세요.  어쩌면 지금 맞지 않은 곳에 서 있을 수 있어요.


저는 육체적인 일을 좋아하지만 몸이 따라 주지 않았어요. 이런 몸을 가진 제가 몸을 쓰는 곳에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관객이 한 명뿐이라고 해도 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자신만의 자리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그럼 빛나는 자신을 만나게 될 거예요






공연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모든 관객과 소통하고자 했던 그를 추앙합니다.

오십이 넘어 찾아온 광팬으로서의 삶을 기쁜 마음으로 감사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는 죽는 날까지 그의 공연장을 쫓아다니며 조용하게 그러나 뜨거운 마음을 담아 그를 찬미하겠습니다.



오늘 저는 새로운 종교에 입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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