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은 오딧세이
2015년 7월 14일 오후 8시 49분 57초 미 항공우주국(NASA)의 뉴 호라이즌스 탐사선은 명왕성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다. 뉴 호라이즌스 탐사선은 지난 2006년 1월 19일 발사에 성공했다. 이 탐사선의 임무는 명왕성과 카이퍼 벨트 관측이다. 비록 기계이지만 9년 간 적막한 우주를 뚫고 명왕성을 향해 날아간 뉴 호라이즌스 탐사선의 모험은 독특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우주에 둥둥 떠서 맥주 한잔을 마신다고 한번 상상해보자.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가득 찰 것이다.
우리는 아직 우주에 가기 힘들지만, 이곳에 가면 우주와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6호선 상수역 1번 출구를 따라 걸어서 코아할인마트를 지나 골목으로 들어가면 우주공간을 담은 수제 맥주집 ‘오딧세이’가 있다.
<오디세이(Odyssey)>는 시인 호메로스(Homeros)가 기원전 약 700년경에 쓴 작품으로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Odysseus)가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모험기를 담은 장편 서사시다. 오디세우스는 포세이돈의 아들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와 싸우며 저승까지 끌려갔다 다시 돌아오는 험난한 고비를 넘기며, 고향으로 향한다. 이 이야기가 대다수가 아는 오디세이 이야기이다. 그리고 인간이 달에 가기 전인 1968년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1928 ~ 1999) 감독은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만든다. 영화는 디스커버리호가 목성을 향해 날아가는 과정을 담은 SF 고전이다.
공간 ‘오딧세이’는 두 가지 이야기가 더해져서 홍대 부근에 탄생했다. 아직 이곳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오딧세이’를 만든 헤즈(HEZ)에게 물었다. 우리들을 오딧세이로 친절하게 안내해달라고
당신은 누구이고 무엇을 하는지 말해줄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오딧세이 캡틴 헤즈입니다. 오딧세이는 수제 맥주와 바비큐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펍(Pub)입니다. 단순히 판매 성격의 공간이 아니라, 예술 전시와 전자음악파티 등 여러 문화·예술 행사를 꾸려나갈 계획입니다. 지금 그 과정으로 오딧세이와 맞는 새로운 아티스트를 찾아 교류하고 있습니다.
오딧세이를 운영하기 전에는 무엇을 했나요?
오딧세이의 분위기와 특성이 제가 어떤 일을 했는지 말해줍니다. 사실 저는 스트리트 아트와 미디어아트 작업을 하는 현대미술가입니다. 10대 후반 그래피티를 시작한 이후 그래픽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설치, 사진, 영상작업 등을 거쳐 여러 매체를 사용하는 개념 위주의 발전된 작업을 해왔습니다. 지금은 이제 갓 오픈한 오딧세이의 운영과 밥벌이 때문에 많은 작업은 못하지만, 공간이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히게 되면 개인전을 비롯해 서서히 아티스트 활동을 다시 나설 계획입니다.
오딧세이에 뛰어든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요?
오래전부터 아틀리에, 살롱 개념의 예술적인 공간을 꾸리고 싶었습니다. 예술을 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재미와 진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생산적인 공간이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실천돼 문화콘텐츠들을 생산하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이런 개념과 더불어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평소 좋아하던 수제 맥주와 바비큐 요리를 선보이게 됐습니다.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요?
매우 사소한 현상이나 이미지들로부터 많은 아이디어를 캐치합니다. 관건은 ‘나만의 시각’에서 봤을 때 마음속에서 ‘유레카!’를 외쳤나 하는 겁니다. 이것은 단순히 즉흥적인 감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경험 안에서 우러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이 왔을 때는 항상 어떻게 다음 단계로 발전시킬까를 고민하는데, 그 발전은 지금까지 내가 쌓아온 것들과 조합되기 때문입니다. 조합할만한 자신만의 경험 자산이 없다면 아이디어를 받을 상황도 줄어들겠지요.
또 오딧세이를 운영하면서 알게 된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오고 가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많은 아이디어가 발생된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까지는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더욱 중요한 건 다양한 의견들을 받아들일 마음가짐이 되어있어야 한다는 점이지요. 저도 고집이 좀 센 편이지만, 가끔씩 팔랑 귀가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딧세이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오딧세이는 어원으로 보았을 때 그리스 신화에서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가 트로이에서 승리한 후 고향으로 돌아갈 때의 모험기를 일컫습니다. 저는 이 모험과 항해에 개척의 의미를 더해서, ‘신세계’라는 키워드를 발생시켰는데요. 오딧세이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고객, 관람객들에게 신세계를 불러일으키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의 의미가 더욱 명확할 수 있겠네요. 이 공간의 인테리어와 브랜드 디자인은 바로 이 영화에서 출발했습니다. 바로 ‘우주(선)’이지요. 처음 저를 소개할 때 캡틴이란 칭호를 붙인 것도 여기에서 기인합니다. 또한, 오딧세이의 음악적 성향인 누-디스코, 딥하우스 장르의 느낌이 우주와 맞닿아 적절한 테마라고 생각해 오딧세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캡틴은 오딧세이 밖에서는 어떤 시간을 보내나요?
오딧세이 영업시간 외에도 사실 오딧세이 관련된 업무들을 보고 있습니다. 일단 많은 시간을 쓰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한국에 수입되는 수제 맥주를 마셔보고 평가하는 일입니다. 오딧세이에 방문하는 분들이 더욱 좋고 새로운 맥주를 마시길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더불어 요리 메뉴 개발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집에서는 주로 규칙적으로 홍보물 제작, 게시를 하고 있고요. 틈날 때마다, 오딧세이에서 플레이될 음악과 영상물들을 캐내기 위해 온라인 서핑을 합니다.
오딧세이에서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어 새로운 작품 감상과 다양한 사람과 교류를 통해 오딧세이 성향에 맞고 역량 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을 찾고 있습니다.
캡틴이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일단 아티스트로서, 저의 작품세계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개인전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오딧세이 캡틴으로서는, 수제 맥주 양조로 맛있으면서 독특한 오딧세이만의 맥주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창의적인 젊은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빛을 발휘할 수 있도록 좋은 공간을 꾸려나가고, 오딧세이다운 공연이나 전자음악파티 등의 행사 기획으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오딧세이에서 자랑하고 싶은 것을 알려주세요.
공간이 주는 멋스러움과 분위기를 많은 분들이 칭찬해주고 가셨는데요. 이러한 공간 분위기 연출에 인테리어와 음악, 브랜드 디자인 등이 한데 잘 어우러진 것이 포인트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맛’이지요! 잘 선택된 맛있는 수제 생맥주들에 많은 분들이 감동하고 가셨습니다. 바비큐 요리 또한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125도에서 8시간 훈연한 돼지 어깨살을 저며서 만든 ‘풀드포크’와 지금까지 먹어본 핫윙과는 맛과 개성에서 확연히 구별되는 ‘와일드 핫윙’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오딧세이에 방문할 손님에게 해줄 말이 있나요?
어서오세요
→→딧이←←
오딧세이 같은 멋진 펍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해줄 조언이 있나요?
단순히 돈을 만들기 위한 사업이 아니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공간과 상품은 요즘 많이 보이는 업체 마냥 예쁘게 디자인되고 유행을 따르는 것 말고, 오너의 정성과 철학이 담겨있어야 합니다. 더불어 확실한 셀링포인트를 찾아서 팔아야만, 하고 싶은 것들도 할 수 있겠죠?!
오딧세이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 한곡만 추천해주세요!
‘Medsound & Yota – I Am Not Afraid (Douze Gonna Hide Dub)’ 입니다.
오딧세이 약도
주소
서울 마포구 합정동 410-18
영업시간
월 – 목: 오후 5:00~오전 12:00
금 – 토: 오후 5:00~오전 4:00
대중교통
합정역 5번 출구에서 도보 7분
상수역 1번 출구에서 도보 6분
전화
02-333-5426
인스타그램
instagram.com/craftodyssey
이메일
craftodyssey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