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날아온 러브레터
해외 출장길에 한 번은 써줘야지 하고 있던 터에 시간이 닿았다.
우연히 보이는 우체국에 달려갔지만 편지지나 엽서는 판매하지 않았기에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언제 또 생길지 모르는 다음 자유시간을 기약해야 했다.
다시 그 순간이 오면 꼭 놓치지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카드를 판매하는 샵이 보이길래 먼저 구매해 두었다.
그 후 다시 잠시 짬이 났을 때 부리나케 우체국으로 달려갔다.
펜도 없어서 우체국에 묶여? 있는 펜으로 삐뚤빼뚤 편지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출장길마다 보고 싶다.
우리의 시간이 언제 이렇게나 되었을까.
시간 참 빠르다.
우리 언젠간 함께 같이 오자.
그리고 더 남은 긴 나날들을 잘 지내보자.
함께 행복하자.
편지를 써 내려가려니 하고 싶은 말들은 잔뜩인데, 가장 많이 튀어나오는 단어가 있었다.
'우리, 함께'
이제는 혼자보다는 둘이 익숙하고 서로가 침묵을 지켜도 어색하지 않은,
시선으로 이야기가 가능한 우리는 서로가 건들면 깨질까 불면 날아갈까 참 소중하다.
편지가 한국에 도착했다.
다만 며칠 투닥거림으로 말을 아끼던 나로선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우리 집 우편함에 보내놓은 그의 이름으로 온 편지, 우편함에 며칠을 꽂혀있었다.
마침내 오늘이라 생각했을 때, 열심히 분리수거를 모아 모아 자연스럽게 건넸다.
"분리수거 도와줘요. 그리고 오는 길에 1층 우편함에 우편물 가져다줘요."
복도를 한참 내다보고 있는데 엘리베이터 도착 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분명 사람이 내렸는데 발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한참을 부스럭거리더니 멀리서 어기적 걸어오는 그가 보였다.
주머니에 불룩 편지지를 넣어두고는 아무렇지 않은 듯 머쓱하게 들어온다.
그리고는 뒤에서 한가득 나를 안아주었다.
서로 장난을 치면서도 내가 느낄 만큼 진심을 다해 고마움을 전해줬다.
표현에 서툰 그였지만 나는 단번에 알았다. 그가 감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