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잘 있어요!

소꿉놀이

by 세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린 둘 다 서른 중반을 넘어서는데 아직까지 참 연애스럽단 느낌.

결혼의 무게는 덜고 장점만을 취하면서 오랜 연인의 향기가 풍기는-


계속되는 설렘이 있단 뜻은 결코 아니다.

“연애스럽다”는 느낌은 어디서 오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서로 “결혼”이란 것에 대한 압박이나 부담을 주지 않고 있단 사실 만으로도 조금은 남다른 것 같다.


다만 점차 집에서 데이트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너무 해이해지거나 편한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하는 건 사실이다.

'그가 나에게 더 이상 설레지 않게 되면 어떻게 하지?'에 대한 걱정은 늘 잔존한다.


그런 걱정을 내비치면 으레 장난으로 넘기곤 하는 그를 보면서

별안간 화가 나거나 불안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지만

내가 아는 그 사람은 이런 걸 말로 내비치기 어려워하는 사람.

그의 몸짓과 언어를 이해하고자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처음에는 나의 불안감을 잠재우고자 워딩으로 듣고자 그를 다그쳤으나

그게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님을 스스로 인지했다.

그가 말로 어려워한다면 굳이 끄집어내지 않게 되었다.

그만의 방식으로 지금 애써 표현하고 있는 부분들을 알아봐 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 아닐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우리의 연애스러운 소꿉놀이, 줄다리기는 계속된다.

그저 한여름 낮 2시 뜨거운 태양보단 잔열로 데워져 뜨끈한 열대야 같은,

산 꼭대기 등산보다는 설렁설렁 뒷산을 산책하는 여유로운,

스피드를 즐기는 롤러코스터보단 높고 멀리 바라볼 수 있는 열기구 같은,

열띤 논쟁보다는 장난기 어린 우리만의 웃음 코드를 담은,

그런 연애가 지금 우리가 하는 연애다.




작가의 이전글내 솔직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