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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현 Feb 27. 2023

(7) 시험 잘 치는 기술- 중일이의 시험 결과1

<중일편지>

안녕하세요, 선생님. 오랜만에 편지 드립니다. 


드디어 시험이 끝났어요. ‘시험을 보기 전에 선생님의 편지를 읽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답니다. 그럼, 조금은 차분하게 시험 쳤을 거 같은데ㅋ


이번 수학 시험은 잘 보고 싶었는데 더 망했어요. 이전보다는 열심히 했고, 선생님의 편지로 배운 것도 많아서 조금은 기대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오히려 부담된 거 같기도 해요. 잘 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1번부터 버벅거렸거든요. 1번은 보통 쉬운 문제잖아요, 이번 시험에도 그랬는데, 틀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니 더 긴장되고 문제도 안 풀렸어요.


첫 페이지부터 어려운 문제가 많았어요. 그런 문제를 혹시나 풀릴까 하여 잡고 있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훅 지나갔고, 시간을 확인한 순간 멘붕이 왔어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급한 마음이 들어 더 안 풀리고 완전히 꼬였죠. 나중에는 서술형 점수라도 받자고 해서 객관식 풀다가 서술형으로 넘어갔어요. 몇 개 푼 것도 있었는데, 답지에 제대로 옮겨 적지  못해서 완전히 망했어요. 시간이 촉박하니 손이 덜덜 떨리더라고요. 저 그 정도로 멘탈 약한 남자는 아니었는데ㅋ 지금은 이렇게 담담하게 쓰지만, 그 당시에는 거의 눈물이 핑~. 채점해보니, 지난 시험보다도 점수가 낮아서 좌절했어요. 그때는 공부 안 하고도 그 점수 받았는데ㅜㅜ 시험에 관한 선생님의 편지를 미리 읽었으면, 조금이라도 더 받았을 거 같은데 아쉽네요. 


선생님의 편지를 읽고 시험에 관해 많이 알게 되었어요. 먼저 시험이 왜 어려울 수밖에 없는지에 관한 설명이요. 시험은 선발이나 성취 확인을 위해서 보는데, 선발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문제를 포함하고, 풀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은 문제를 낸다. 그래서 결국 시간 압박을 받아 멘붕 올 수 있다. 이런 말이었죠ㅋ 시험의 목적도 알겠고, 따라서 저만 어렵거나 시간이 모자란 거는 아니라는 것도 알겠지만,  그래도 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한 거 같아요ㅜㅜ 시험 압박으로 스트레스도 많고, 한번 망하면 그게 트라우마가 되어 시험을 볼 때마다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이번에 우리 학교 시험만 봐도 그래요. 어려운 문제도 많았는데, 서술형 포함해서 총 25문제에요. 그걸 45분에 풀어야 하잖아요. 거기에 OMR 카드 마킹과 서술형 답지 작성까지.  그럼 한 문제를 1~2분 안에 풀라는 거잖아요. 이건 좀 가혹하지 않나요, 선!생!님! 


 초딩 때가 그리워요. 그때는 한 반에 수학 100점인 애들이 수두룩했어요. 반 평균도 90점 정도는 기본이구요ㅋ 문제도 쉽고, 문항 수도 많지 않아서 부담도 안 됐고, 수학을 포기한 아이들도 훨씬 적었어요. 선생님, 학생, 부모님이 모두 만족하는, 이런 아름다운 수학 시험은 더 이상 불가능한 건가요ㅜㅜ


멘붕 오기 쉬운 상황에 관한 설명도 잘 읽었어요. 시험 점수가 내 인생을 결정한다고 생각할 때, 안 풀리는 문제에 너무 많은 시간을 썼을 때, 시험에서 멘붕을 경험한 적이 있을 때 멘붕 오기 쉽다고 하셨죠. 재밌는 것은 각각에 대해 떠오르는 아이들이 있었다는 점이에요ㅋ


 성적에 진짜 민감한 아이가 우리 반에 있거든요. 평상시에는 괜찮은데 시험 보기 며칠 전부터 까칠하게 변해요. 시험 보는 도중 씩씩거릴 때도 있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를 때도 있어요. 한숨도 푹푹 쉬고요. 시험을 못 보기라도 한  날에는 막 울어요. 열심히 해서 실력은 좋은데, 시험 점수는 좀 들쑥날쑥해요. 사실 얘네 엄마가 성적을 굉장히 중시하거든요.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러는 건지. 이런 걸 생각하면 그 애가 좀 안타까울 때도 있어요. 뭐 제가 다른 사람 동정할 때는 아닌 것 같지만ㅋ 이 아이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첫 번째 상황에 해당하는 것 같아요.


안 풀리는 문제에 너무 많은 시간을 써서 멘붕이 온 건 저의 경우네요ㅋ 그래도 아주 좋은 정보를 얻었어요. 시험을 볼 때는 항상 순서대로 풀었거든요. 손도 못 대는 문제는 넘어갔지만, 어느 정도 해보면 풀릴 수 있겠다고 생각되는 문제는 붙잡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이번 시험에서 폭망했죠. 시험을 잘 치는 요령은 쉬운 문제를 먼저 다 푸는 거였군요ㅜㅜ  그러면 답지 제출하고 덜 아쉬울 거 같아요. 내가 아는 문제, 풀 수 있는 문제는 다 풀었으니. 이거야말로 게임 전략과 비슷하네요ㅋ


멘붕을 경험한 아이들은 다시 멘붕을 겪기 쉽다고 하셨는데 이 말도 맞는 것 같아요. 제 친구도 시간 부족으로 멘붕이 온 다음에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했거든요. 시험을 볼 때마다 그 일이 떠오르며 불안하데요. 공부는 열심히 하지만 자신감이 낮은 학생 중에 이렇다고 하셨으니 아직 저는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ㅋ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images/id-6972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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