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시대 군산세관의 창고였던 곳의 변신
군산 구시가는 언제 가는가?
멀리서 누가 올 때랑 어디 다녀온 기분 내고 싶을 때.
꼽아보니 올해는 세 번 갔다.
‘서양 귀신 병’에 걸려서 빛이 있을 때는 못 돌아다니는 강제규가 기적적으로 멀쩡해진 어느 일요일. 식구 넷이서 구시가로 가서 살살 걸어 다니고, 이것저것 사 먹다가 철길마을로 건너갔다.
한국작가회의 ‘작가와 함께하는 작은서점 지원사업’ 총괄팀장 윤석정 시인이 상주작가 일을 잘하고 있나 한길문고에 왔을 때도 구시가에 가서 밥을 먹고 차를 마셨다. 서울에서 누군가 오면, 동네 카페나 동네 밥집에는 안 가게 된다.
그리고 어제 <짬짬이 육아>를 쓴 최은경 작가가 예스트서점에서 강연하기 위해 군산에 왔다. 밥 먹고, ‘인문학 카페 정담’에 갔다. 돌아다니다가 눈에 띄어서 간 게 아니다. 분명하게 목적지를 정하고 간 거였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포털이나 인스타에서 내 책을 검색해본다. 누군가 써준 서평을 읽을 때마다 은혜를 입은 기분이다. 갚을 수 없으니까 혼자서 큰절이라도 올린다. 얼마 전에는 서울에서 여행 온 ‘달빛서원’님이 인문학 카페 정담에서 <우리, 독립청춘> 을 만났다고 했다. 책을 꼭 사보고 싶게 만드는 글까지 써주었다.
인문학 카페 정담은 군산세관의 창고로 쓰였던 곳이었다. 군산시민 눈에는 낯익은 먹방이 캐릭터가 서울사람에게는 처음 만나는 존재. 최은경 작가는 먹방이와 친구들 앞에 서더니 카메라 앵글 속으로 나를 불러들였다.
나는 페이스북으로 인문학 카페 정담을 여러 번 봤다. 처음 가봤지만 낯익었다. 헤매지 않고 바로 자리를 잡고는 커피 주문을 했다. 이른 시간이라서 손님은 별로 없었다. 최은경 작가랑 나는 각자의 취향대로 구경하면서 돌아다녔다.
“언니! 여기 언니 책 가득 있어.”
최은경 작가가 감탄하면서 나를 불렀다. 성숙한 아주머니는 감동했다고 울지 않는 법. 책꽂이 한 칸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 독립청춘>을 사진으로 찍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최은경 작가가 찍어줬는데 완전 똥멍청이처럼 보였다.
독자들이 읽어주는 책만이 빛깔을 가진다. 하루에도 수백 종이 나오는 책의 세계. 자기 색깔을 갖지도 못하고 사라지거나 잊힐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인문학 카페 정담, 고맙습니다. 덕분에 여행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가서 <우리, 독립청춘>을 사서 읽는다고 했습니다. 다음 주에 또 갈게요. 그때는 <소년의 레시피>도, <서울을 떠나는 삶을 권하다>도 보고 싶습니다. 헤~~
첫 번째 사진은 박형철님의 페이스북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