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에 한 야근 자랑

한길문고 에세이 쓰기

by 배지영

고등학교 때 친구들 연애편지를 써준 적 있다. ‘오빠’의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써야 하는데, 나는 ‘오빠’를 웃기고 싶었다. 그 오빠는 미래의 한길문고 상주작가의 유머를 전혀 알아보지 못 했다. 오빠랑 헤어지게 된 내 친구는 나한테 따졌다.



“야! 오빠가 뭐라고 하더라. 연애편지가 왜 웃기고 난리냐고.”



어젯밤 8시에 에세이 쓰기 2기 수업을 하러 한길문고에 갔다. 매화꽃이 훅! 치고 들어왔다. 이숙자 선생님이 오로지 나를 위해서 준비해온 꽃이다. 나는 성숙한 아주머니라서 울지는 않았다.


에세이는 자신을 드러내는 글이다. 때로는 용기가 필요한 글쓰기다. 그걸 하겠다고, 30대부터 70대까지의 사람들이 모였다. 심지어 익산시민도 두 명. 숙제로 내준 글쓰기도 모두 해왔다. 전주에서 일이 안 끝나서 못 온 선생님 한 명만 빼고 열네 명이 모였다.


‘하고 싶은 걸 해 보겠다’는 사람들이 뿜어내는 열기는 진짜 좋다. 그 맛에 야근을 한다. 더구나 내 유머가 완전히 통했다. 선생님들은 별거 아닌 말에도 빵빵 터졌다.



중간에 헤어지자고는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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