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옵니다. 내일도 갤 거 같지는 않아요. 그래서 한길문고와 꿈협동조합과 한우리독서토론논술과 군산시민연대가 함께하는 ‘토요 나운동 나들이’는 취소되었어요.
배지영 작가 사인회는 그냥 합니다. 제가요, 어린이 독자들이 몰려올 거라는 망상에 빠져서 뿌염을 했거든요. 사인회 안 잡혔으면 학생들 만나러 가는 7월까지 버틸라 했는데.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자랑 따위 좀처럼 하지 않는 사람. 팔근육 자랑도 일곱 번 정도밖에 안 했어요. 1년 동안 주 3회씩 짚라인 타서 생긴 근육이 얼마나 멋지게요. ㅋㅋㅋㅋㅋㅋㅋ
팔근육은 사인할 때 특히 빛납니다. 사인할수록 힘이 솟습니다. 1,000권(한꺼번에 해보고 싶다요ㅋ)쯤 해도 끄떡없을 거예요.
얼마 전에 행복한 치과 박종대 원장님이 ‘사랑의 아동복지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보낼 사인본 30여 권을 주문했을 때도, 당진 추지영(이름이 같은 우리는 유머 욕심도 비슷) 선생님이 독서모임 친구들에게 줄 책에 사인을 받을 때도, 부산 화명동 주머니 작가님, 서울 강서구 현주님, 수원 광교 셋째딸님, 그리고 군산의 멋지고 아름다운 독자님들이 주문한 책을 쌓아놓고 사인할 때도 팔은 하나도 아프지 않았어요.
저는 철봉 매달리기를 좋아해요. (무릎 꿇고) 팔굽혀 펴기도 저녁마다 20회씩 하고요. 그러니까 내일 비 온다고 사인회 안 하면 근육 손실과 맞먹는 어떤 상실을 느낄 거 같아요. 분해서 콧물을 훌쩍이다 보면, 찌질한 거 완전 티 나고요. 결론은 내일 1층 한길책방에서 사인회 한다고요. 원래는 1시간 할 거였는데, 더 길게요.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매기는 프랭키에게 말했어요.
“서른두 살이 많은 거라면 저한테는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명량해전을 앞둔 이순신 장군은 선조에게 보내는 장계에 이렇게 썼어요.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저도 뭔가 말하고 싶어요. 호우주의보 내린 밤에 운전하고 들어와서인지 근사하게는 못해요.
“배지영 작가 사인회는 비 와도 합니다. 찾아오는 분들 없다 해도 0권은 아닙니다. 충청도 사는 박미선 선생님이 사인본 4권 주문하셨거든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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