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최고의 영업맨이 돼야 한다”

<우리, 독립청춘> 출간 이야기

by 배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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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쯤인가. 밤중에 남편 핸드폰이 울렸다. 나도 아는 학교 선배, 내가 받았다.



“선배, 안녕하세요. 강성옥(남편) 지금 샤워해요. 영상 통화 하실래요?”

“관심 없어! 너는 뭐 하냐?”

“빨래 개고 있는데요.”

“대작가 될 사람이 집안일까지 신경 쓰면 못 쓴다.”



선배랑 나는 동시에 빵 터졌다. 2016년 11월, <우리, 독립청춘>이 나왔다. 찬바람이 불고, 뒹굴 거리면서 읽기 좋은 계절에 나온 책. 교정 볼 때, PDF 파일로 봐서 익숙했던 글이 책으로 나오니까 되게 새로웠다. 완전 좋았다. 북노마드 출판사에서는 작가 증정본으로 20권을 보내주었다.



시국은 나빴다. JTBC에서 태플릿 피시를 공개한 10월 24일부터 날마다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 엄청나고 충격적인 정보들. 사람들이 책을 사서 읽을 수 있을까. 나부터도 책을 읽지 못 했다. 읽고 싶어서 산 책들도 책상에 쌓아놓고 있으면서, 일 때문에 필요한 책을 사들여서도 읽지 못 했다.



임승수는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에서 저자는 최고의 영업맨이 되라고 했다. 아닌 척 하면서, 자기 책을 홍보하는 글을 여기저기에 썼다고 한다. 나도 그래야 한다. 책을 내준 출판사가 손해를 보면 안 되니까. 부끄러움이 많지만, 책을 수십 권씩 사서 학생들에게 읽힌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가서 강연도 했다.



'전북 CBS'의 라디오 프로그램의 소윤정 피디는 섭외 전화를 걸어왔다. 책이 나오기 훨씬 전인 여름에 인터뷰 한 적 있는 사이. 무조건 한다고 했다. 방송사로 오라고 하는데 내 밥벌이랑 겹쳐서 갈 수는 없다. 그래서 전화 출연을 했다. 초딩 1학년인 꽃차남은 그런 엄마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이거 생방송이라고!” 해도, 사과를 깎아주라며 징징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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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해 줘요. 집으로 가도 되지요?”



‘엄청나게 근사하고 멋진 애독자들'이 1권, 3권, 5권을 사들고 집으로 찾아왔다. 자동차 정비소나 식당, 카페에도 갔다. 출장사인회, 10권씩 사인을 했다. 광화문 촛불집회에 가서도 친구가 내민 책에 사인을 했다. 오랜 동지이자 벗인 이희복 선생님은 한꺼번에 50권을 샀다. “친구가 책 낸 게 너무 좋다”면서 길림은 20권을 사서 또래 학부모들에게 선물했다. 남편의 직장 동료, 책에 나온 인터뷰이들, 또는 중고딩 학생들이 책을 사서 읽었다고 말해주었다. 잊고 지냈던 선배나 후배들이 책 샀다고 인증사진을 보내왔다.



우리 동네서점 ‘한길문고’에서는 300권을 주문했다. 베스트셀러 코너에 놓아주었다. ‘군산청춘들의 리얼 다큐멘터리’ 라고 딱 써 붙여 놓은 책. 쌓여있다. 신기한 기분은 “저 책 언제 다 팔지?” 하면서 조금씩 움츠러들었다. 나라사정이 제대로 돌아가야 책도 읽는 거니까, 빠지지 않고 촛불집회에 갔다. ‘인생의 낙’인 ‘무한도전 본방사수’를 못한 지도 ‘백만 년’.



“작가님, 책은 곧 2쇄 들어갈 것 같아요.”



12월 5일, 북노마드 윤동희 대표가 말했다. 꺄아! 큰애가 한식조리사 자격증 땄을 때처럼 환호성이 나왔다. 너무 좋아서 막막 춤도 췄다. 열흘 뒤에는 ‘2쇄 증정본’ 5권이 택배로 왔다. 나는 그 영수증을 내 방 벽에 붙여놓았다. 인터넷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사준, ‘엄청나게 근사하고 멋진 애독자들'에게 큰절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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