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긴 했지만...

by 시간나무

몇 년 전, 여러 가지 형편으로

우리 가족 중 내가 '뚜벅이'가 되기로 했다.

뚜벅이 생활을 시작한 지도 꽤 시간이 흘러,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큰 불편은 없다.


어쨌든, 지금의 나는 '뚜벅이'다.




집을 나섰다.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하려고 휴대폰을 찾았다.

그런데, 가방 안에 없었다.


'어?'

아침에 충전한 후, 분명 가방에 넣었는데

이상하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AC!'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안 그래도 눈이 큰 남편의 눈이 더 커졌다.




"왜?"

"어! 휴대폰을 안 챙겼나 봐."


그 순간, 남편이 한마디를 툭 던졌다.

"그래? 그럼 치아는 챙겼어?"


"어?"

"푸하하하하!"


나는 빵 터진 웃음을 안고, 다시 집을 나섰다.




그런데, 치과로 향하는 길.

방금 전, 웃기긴 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이래서, '웃프다'는 말이 생긴 걸까.


치과 이후 다른 병원 일정은 pass...




집으로 돌아오는 길,

늘 그렇듯 하늘을 올려다봤다.


오늘 아침의 '웃픈' 마음을

파란 하늘이 조용히 달래주는 것 같았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괜찮아!

가끔은 이렇게 실수하고 한번 웃는 거지.'


그리고,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


'괜찮아!

잠깐 불편했지만, 누구에게 피해를 준 건 아니잖아.

그럴 수도 있지. 뭐.'



그래도, 궁금하다.

나만 이런 거 아니겠지?

정말 괜찮은 거 맞겠지?


(사진 :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위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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