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을 벗어나기 위한 기록

전략이 실행이 되도록

by ㅎㅇ

지금은 일요일 11시 30분, 침대에서 두 시간 동안 스탠드업코미디와 여행 브이로그를 보며 뒹굴거렸다. 아무리 재미있는 걸 봐도 기분이 찝찝하다. 내일 출근이 막막하다. 이건 이렇게 처리하고, 저건 저렇게 처리해야지 하며 나름의 해결책을 미리 내본다. 빠르고, 안전하고, 합의 가능한 방식으로. 일은 잘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같은 선택만 하는 기분이 든다. 분명 재미있었던 프로젝트도 많았는데… 요즘은 ‘잘 해내는 법’만 남고 ’왜 좋아했는지‘는 흐려지고 있다. 열심히는 하는 것 같은데, 이상하게 계속 마르는 느낌. 이런 게 번아웃이려나.


나는 대기업 광고대행사에서 일하는 13년차 기획자다. 브랜드의 터치 포인트가 확장되고,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브랜딩이 될 수 있는 시대에서 광고를 통해 삶과 이상 사이에서 실행 가능한 해답을 찾아오는 게 내 일이다.(라고 경력기술서 첫머리를 썼다. 부끄럽다. 하지만 맞는 말이다.) 번아웃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은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하기도 한 것이기에 글을 써보려 한다. 내가 해온 일과 방식들을 다시 꺼내 보고, 지금의 사람과 시장을 다시 보고,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보며 익숙함에서 한 발만 벗어나도, 내가 가진 것들이 다르게 보일 것 같아서.


세 가지 주제의 글이 주로 올라올 것 같다.


첫째, 제가 직접 해본 브랜딩의 기록

어떤 고민에서 출발했고, 무엇을 선택했고, 무엇을 버렸는지. 현장에서의 판단을 덤덤히 남기려 한다.


둘째, ‘잘된’ 브랜딩을 제 방식으로 복기하는 글

왜 그 브랜드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남았는지, 무엇이 설득을 만들었는지. 정답을 가르치기보다, 제가 관찰한 이유를 차분히 정리해 보려 한다.


셋째, 내가 해보는 가상의 브랜딩

“나라면 이렇게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좋아하는 브랜드를 제 언어로 다시 써보려 한다. 상상은 공중에 떠 있는 게 아니라, 다음 일을 만들기 위한 연습이라 믿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이 글들이 멋있게 끝나기보다는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소진된 감각이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다.


조용히, 하지만 꾸준히 기록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