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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기 저기 Jul 06. 2024

삿포로의 여름과 국뽕 (2024, 여름) PART 2

일행 4인 합계 나이 246살 팀 셀프 일본여행기

Day 2 삿포로 시내


미국서 와서 시차 적응 안 되어 새벽 2~3시면 기상하는 D는 혼자 나머지 일행이 일어나는 오전 시간까지 뽀시락 대며 오전 이른 한나절을 보낸다. 호텔 조식을 먹고 훌륭하다고 감탄한다. 우리는 좀 느긋하게 일어나 가벼운 조식을 위해 택시로 시내 잡화 상가지역인 타누키코지로 이동한다.


Komeda coffee

조식은 대한민국 정부의 횡포적 정책에 온몸으로 조용히 맞서고 있는 전공의 B가 친절하게 소개해 준 카페다. Komeda coffee라고 일본 전국적인 체인 커피숍 있는데 시간 나면 가보라고 했다. 그곳에서는  아침 11시까지 모닝세트라고 커피 시키면 빵을 공짜로 주는데 엄청 맛있다고 한다.

아침부터 거하게 먹는 취향이 아닌 일행은 이곳을 조식처로 정하고 택시로 이동한다. 체인점답게 몇 군데 있었는데, 일단 제일 번화가로 이동하였다.

모닝세트 2개와 그라땅 하나. 샌드위치 등 다양한 아침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모닝 세트를 주문하면, 세 단계 선택 옵션이 생긴다.

1. 빵 - 식빵과 모닝빵

2. 발라먹을 달달이 - 단팥잼과 계란 페이스트

3. 빵 굽기 조리법 - 버터 발라 굽기와 딸기잼 바르기

우리는 당연히 골고루 하나씩이다. 샐러드까지 시켜 먹었는데 모두 신선하고 맛있다. 단팥잼이 특별하다. 커피와 주는 땅콩과자가 있는데, 맛있다. 한 봉지 10엔(약 87원)씩 따로 판다. 20 봉지를 B에게 선물로 구입한다. 80원짜리 과자가 있다니 놀랍다.


오도리 공원

이 공원은 도심 중간에 있는 녹지공간이다. 슈퍼 미니 센트럴파크? 여의도 공원 비슷한데 규모는 훨씬 작다. 철제 시계탑과 분수 등이 있는 전형적인 도시공원이다.

시계탑

예전에 대학 건물이었던 이 시의 역사유물 건축물이다. 우리나라 군산이나 목포에도 있을 법한 딱 그런 건물이다. 안에서 종도 치고 그런다. 이 도시의 규모와 역사가 딱 요정도가 스폿이 될 정도다. 조그만 소도시인 삿포로에 낡은 목조 건물이 정겹다.


라코스테와 갭

관광은 짧고 쇼핑은 길다. 잠시 스폿을 둘러본 후 잡화상점가로 이동하다가 보이는 옷집에 들러 라코스테와 GAP 옷 몇 점 챙긴다. 이번 팀 멤버 구성은 먹는데 진심은 아니다. 그러면 어디에? 옷 쇼핑에 찐 진심이다. 밥은 굶어도 옷은 사야 하며, 옷 사러 가기 위해 요기를 하는 팀이다. 피곤해 쓰러질 듯해도 패션몰이나 아웃렛에 들어가면 에너지가 용솟음치는 그런 팀이다. 머릿속에는 사야 할 옷리스트가 일목요연하게 저장되어 있으시다! 패션은 나의 인생!


길거리 런치

어머니가 점심 메뉴로 우동을 요청하셨다. 구글로 검색한 근처 우동집은 휴무란다. 기껏 찾아갔더니… 그래서 우동이라는 메뉴를 찾아 들어간 곳이 빠찡고 업장 뒤 구석에 있는 간이식당이다. 벤딩 머신으로 주문해야 하는데 메뉴 그림에는 넘버를 써놓고 정작 주문 기계 버튼에는 숫자가 없다. 헐… 영어 메뉴도 없다. 메뉴 순서도 메뉴판과 벤딩머신 버튼이 다르다. 심지어 메뉴명도 다르게 써 있다. 13번 메뉴 버튼이 뭐냐고 지나가는 일본인에게 물었다. 그분도 선뜻 빨리 못 찾고 주인을 부른다.

이렇게 무개념이라니…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불편해도 폐쇄적인 습관대로 사는 일본인들… 관점에 따라 장점을 찾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이건 아닌 것 같다. 스마트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또 국뽕이 벅차오른다. 메뉴는 카레와, 자루 우동과 튀김, 유부초밥을 주문해 간단히 요기한다.


타누키꼬지

오사카에도 이런 거리가 있는데, 지붕이 덮인 아케이드 거리다. 온갖 잡화들과 식당이 가득하고 TAX FREE 팻말이 가게마다 붙어 관광객들을 부른다. 디저트 커피를 한잔하고 돈키호테 가서 쇼핑 후 체력충전 차 호텔로 복귀하고 휴식한다.


만나식당

어제저녁식사와 오늘 아침, 점심까지 제대로 된 식사가 없었으니, 까다로운 어머니의 속은 불편해지신다. 고기 국물을 못 드시니 맑은 국물에 우동을 찾는데 그게 그리 어렵다. 아무튼 속을 달래려면 한식을 먹어야 한다. 구글로 폭풍검색 후 비교적 평이 좋은 한국식당으로 간다.

지하 1층에 있는데, 레이아웃은 일본식당 스타일에 메뉴 구성은 한식집이다. 순두부찌개, 제육볶음, 돌솥비빔밥을 먹으니 모두 행복하다. 음식은 달지 않고 좋다. 단, 제육볶음은 그다지… 비추천이다. 어쨌든 한국사람은 뜨듯한 밥심이다.


국뽕 또 국뽕

식사 후 유니클로와 GU에 들러 디저트 옷쇼핑을 한다. 엔저로 물가가 너무너무 싸다. 부자 된 기분이다. 우리 원화의 가치가 대단하다. 국내보다 물가가 현저히 싸다. 만원이면 이 매장에서 살 수 있는 옷들이 많다. 신나는 쇼핑타임이다. 푼돈으로 꽤 많은 아이템들을 득템 했다. 또 국뽕이 차오르는 순간이다.


모든 일정을 마친 후 귀가 중에 큰 사고가 있을 뻔했다. 길을 막고 야간 공사 중인 거리를 지나는 중이었다. 건물 안쪽에서 긴 쇠파이프를 여러 개 어깨에 맨 인부가 주변을 전혀 살피지 않고 나오다가 앞서가던 여동생 머리와 파이프 더미가 부딪히려는 찰나 뒤따라가던 내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에 놀란 인부와 보행자들은 멈췄고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을 모면했다.


아니 도대체 이렇게 위험한 작업을 하면서 안전관리인 하나 두지 않았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던 선진국 일본이 맞단 말인가!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일본에서 후진국 냄새가 계속 난다. 우리나라는 적어도 이 정도는 아니다… 또 심야 국뽕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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