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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칠렐레팔렐레 Feb 19. 2023

세 얼간이와 스타트랙의 색채론

영화 '세 얼간이'는 천재들만 간다는 명문대에서 얼이 살짝 간 세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영화의 내용을 보면 이들이 얼간이라기보다는 삐딱한 천재들이다. 이들은 진정한 꿈을 찾기 위해 세상 향한 한판 뒤집기를 한다는 내용이다.

얼은 정신의 순우리말이다. 그러니 얼간이 하면 정신 줄에 살짝 나간 사람을 말한다. 그래서 이도 저도 아닌 중간치기를 '얼뜨기'로 정신을 잃거나 혼이 빠진 상태를 '얼빠진'으로 표현한다. 사람은 동물학적 분류상 동물이지만, 동물과 달리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어 얼굴이 있다. 동물의 안면을 얼굴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사람의 이목구비라는 굴(Tunnel) 안에 얼을 담고 있어서 얼굴이라 하는 것이다.

얼을 색채심리나 연상이미지로 보면, 아랫배가 빨강 가슴이 노랑, 머리가 파랑이니 얼을 담고 있는 머리와 안면은 파랑(Blue)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얼간이라 하면 이도저도 아닌 흐릿한(Dull) 파란색인 칙칙한 파랑(Sordid Blue) 일 것이다. 반대로 정신상태가 똑바르고 줏대 있는 사람을 얼찬이라 부르는데, 얼이 찰수록 Vivid 하거나 Strong 한 Blue가 될 것이다.


영화 '스타트랙'은 SF마니아들로부터 1967년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영화의 특징은 캐릭터들이 직책이나 직무에 따라 각색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점이다. 엔지니어이자 커뮤니케이션 등의 보조 직책을 맡은 이들의 유니폼을 보면 직무에 잘 어울리는 빨강이다. 선박의 심장인 엔진을 다루거나, 선원들 사이에서의 정보 전달 등, 자신이 믿는 바를 따라야 하는 이 직책들은 빨강의 에너지를 상징하고 있다. 엔지니어부 부장인 '스코티'는 '엔터프라이즈호(배의 이름)'를 의인화하여 애지중지 여기고, 깊은 애정의 정도가 평소 엔진관리에 나타나 있다. 명령복종을 미덕으로 여긴다는 점에서도 음양오행의 예절에 해당되는 빨강이다.

캡틴 '제임스 커터' 및 주요 항해사들의 유니폼은 노랑이다. 항해사들은 대인 관계가 원만여 모두를 포용해야 한다. 특히 캡틴은 외교관과 대사의 역할을 겸하여 새로이 만나는 종족들과 인간의 교량역할을 하고 있다. 노랑은 이미지를 중시하고 인간관계를 자산으로 여기는 가슴형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파란색 유니폼을 착용한 캐릭터들은 해리포터 슬리데린의 아이들과 같이 자신의 능력 과시욕이 있다는 특징이 있는데, 스타트랙에서는 과학, 의학을 담당하고 두뇌를 쓰고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부캡틴 '스폭'은 감정은 개체가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여겨 논리와 이성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 해 주변 인간들과 충돌하기도 한다.


스타트랙이나 닌자 거북이 등과 같이 직관적으로 색을 표현하는 경우도 있지만, 해리포터와 같이 기숙사의 표상을 통해 상징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색깔 본색은 모든 스토리에서 한결같이 내포하고 있다. 색이 없다는 것은 성격이 없다는 것과 같기 때문에 캐릭터가 색깔이 없으면 스토리를 전개시킬 수가 없다. 따라서 모든 스토리에서 행동 우선의 캐릭터와 지능형의 조용한 캐릭터가 대립하고 이를 풀어 나가는 가슴형의 캐릭터가 중재를 한다. 간혹은 약싹 빠르고 자기 실속을 잘 챙기는 녹색의 캐릭터와 좌충우돌 정신 나간 보라의 캐릭터가 등장하여 스토리를 맛깔나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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