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음과 양은 함께였다.
둘 사이에 많은 갈등과 오해의
혼돈이 있었지만,
이들이 분리되며 빨강과 노랑
그리고 파랑이 태어나
오방을 이루었다.
음양이 하양과 검정으로
기둥을 세우는 사이
대지(土)의 중심이 된 노랑은
왼쪽에 나무(木)를 다스리는 청룡과
오른쪽에 쇠(金)를 관장하는 백호
그리고 남엔 불(火)의 신 주작과
북엔 뱀 머리를 가진 물(水)의 신
현무를 거느리게 되었다.
그리하여
태초에 알을 깨고
오방을 이루는 것으로
성이 차지 않았던 음과 양은
드디어,
'오정'으로 완성되었다.
'오정'으로 삼라만상을
관장하려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빨강과 파랑 사이에
보라와 벽이 태어났고,
파랑과 노랑사이에
초록이 태어났으며,
노랑과 빨강 사이에
유황이 태어나
'오간'이 되었다.
'오정'과 '오간'은 끊임없이
힘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반목과 화해를 거듭하며
변신을 거듭하며
삼라만상을
간섭하려 들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었다.
하늘이 있어 땅이 있고,
밤이 있어 낮이 있으며,
여자가 있어
남자가 있다는 것이다.
혼자서는 에너지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해와 달이 반복하고,
밀물과 썰물이 힘을 실어
삼라만상의 각양각색이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