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무 시간 노동의 꿈
2005년 8월 12일 김홍기
* 이 글은 2005년에 썼던 글이기에 행여 현실감각각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늘 꿈을 꾸며 사는 것이 내 장기이자 특기이지만
몇 해 전부터 내가 꾸고 있는 꿈은 좀 생뚱맞아 앙증스럽기까지 하다.
일주일에 스무 시간만 일하고도
풍요와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나의 꿈.
사람이 일주일에 스무 시간만 일하고
풍요와 여유를 누린다는 것이 실현 불가능한 일일까?
쉽지는 않으리라. 허나 나는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가가치라는 것이 꼭 노동의 강도나 시간에 비례하는 것만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과연 나에게 그럴만한 가치 창출의 에너지가 축적되어 있는가,
그리고 그러한 에너지를 활용하여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는 능력과 내공과 통찰력이
나에게 구비되어 있는가 하는데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나에게 묻는다.
과연 나는 내가 이토록 갈망하는 스무 시간 노동의 꿈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인가?
가치 창출의 에너지는 충분히 축적되어 있다고 자부한다.
강산이 두 번 바뀔 만큼 끊임없이 연마하고 수련하며 내공을 쌓아오지 않았던가?
물론, 아직까지는 그런 나의 능력과 내공과 통찰력이 현장에서 제대로 검증된 바가 없다. 이른바 나는 이제 막 비즈니스에 입문한 초짜인 셈이다.
바둑으로 치자면 이제 막 반상 앞에 좌정한 셈이고
경주로 치자면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디딘 셈이니 설사 점쟁이라 한들
신이 아닌 다음에야 어찌 그 결과를 쉽사리 운운할 수 있을 것이며,
또 그 결과를 운운하는 입방아가 무성하다 한들
게임도 해보지 않고 승패부터 먼저 논한다는 것 자체가
오만방자한 자기기만이거나 혹세무민하는 말장난에 불과하지 않겠는가?
중요한 것은 진검승부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실은
사상마련事上磨鍊의 자세로 한 걸음 한 걸음 꿈을 향해 묵묵히 전진코자 하는
내 의지와 열정과 신념이 고동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안다. 세상 모든 것이 때마다 내 생각대로 움직여주는 것도 아니고
또 시간표를 잘 짰다고 해서 모든 일이 그 시간표대로 진행되는 것도 아님을.
불행은 시간의 보복이라 했다. <스무 시간 노동>이라는 생뚱맞은 나의 꿈이
처절한 시간의 보복이 될는지 아님 영롱한 축복이 될는지
모든 것은 세월이 말해 줄 것이고 내 삶의 궤적이 증명해 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그리고 앞으로 매 순간순가 내가 해야 할 일은
오직 일신일신우일신日新日新又日新하는 실존의 노력뿐,
달리 무엇이 두렵고 무엇이 필요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