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 선을 넘는 순간

《기록되지 않은 황제》

by 여철기 글쓰기
6-1.png

군사회의실에는 빈 의자가 하나 있었다.

'제7군단장'이라 적힌 자리였다.

그 자리는 비어 있는 게 당연했다. 군단장은 드니프로에 있어야 한다.

대신 그 옆에 한 사람이 서 있었다. 북방 담당 군무관, 제7군단 연락관. 밤을 새운 얼굴이었다. 눈 아래 그림자가 짙었고, 보고서를 쥔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니케포로스가 자리에 앉았다.

회의실은 넓지 않았다. 벽에 걸린 지도가 촛불에 흔들렸다. 드니프로 축선이 그림자 속에서 일렁였다. 여섯 개의 의자. 다섯 명의 재상. 한 명의 능력황제. 그리고 구석에 마르코스.

마르코스가 조용히 다가왔다.

"각하, 오늘은 기록이 길어질 것 같습니다."

"짧게 끝났으면 좋겠군."

"그럴 가능성은 낮습니다."

니케포로스가 마르코스를 잠깐 봤다. 마르코스는 뒤로 물러나 펜을 들었다.

군무관이 보고를 시작했다.

목소리는 평평했다. 훈련받은 목소리였다. 그러나 종이를 넘기는 손가락 끝이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

"드니프로 중류 방어선 붕괴 위험. 제2여단 반파 확인."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숨소리가 들릴 만큼.

"병력 오천 중 이천 이상 손실. 통신 단절 22시간. 생존 병력 남하 중."

황실함대 사령관의 손이 테이블 위에서 멈췄다. 찻잔을 들려다 내려놓은 것이었다. 소리 없이.

"루스 집결 병력 최소 이만 이상. 기병 중심. 추가 집결 징후 있음. 강 전투선 백오십 척 이상 확인."

군무관이 보고서를 내려놓았다. 종이가 테이블에 닿는 소리가 났다. 작은 소리였다. 그러나 그 소리 뒤에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이제 아무도 '소규모 교란'이라 말하지 않았다.

니키타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본대 확인은 되었습니까."

"전면 집결은 아닙니다. 분산 이동 중입니다."

"그렇다면 아직 전면 침공이라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니케포로스가 지도를 가리켰다. 드니프로 축선. 중류. 여단 하나가 끊긴 자리.

"여단이 반파됐습니다."

"군단이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니키타스가 받아쳤다. 빠르게. 준비한 말이었다.

"통신이 끊겼습니다."

니케포로스가 말했다.

"군단이 분리되었습니다."

침묵.

촛불이 한 번 흔들렸다. 누군가 숨을 내쉰 것이었다.

국지전인가. 전면전의 시작인가. 아무도 확신하지 못했다.

황실함대 사령관이 물었다.

"헤르손은 안전합니까."

군무관이 고개를 저었다.

"강 하구 이동 징후 확인. 정확한 규모 파악 중."

니키타스가 빠르게 말했다.

"지금 황실함대를 움직이면, 흑해 전체가 긴장합니다. 무역이 멈춥니다."

"이미 멈추고 있습니다."

니케포로스가 말했다.

"강이 잠기면, 흑해가 묶입니다."

"북방은 굶주려 있습니다."

니키타스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

"압박은 협상을 위한 것입니다."

니케포로스가 고개를 들었다. 니키타스를 정면으로 봤다.

"이만 병력이 협상을 위해 모입니까."

니키타스가 시선을 받았다. 피하지 않았다.

"전면전은 북방에도 위험합니다."

"그래서 지금 멈추지 않으면, 전면전이 됩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혔다.

회의실 안의 나머지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숨소리도 줄였다. 촛불만 흔들렸다.

재정과 군사. 계산과 직감. 장부와 전장.

이 방에서 처음으로, 두 사람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다른 전쟁을 보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때 문이 열렸다.

소리가 없었다. 경첩이 좋은 문이었다. 그러나 공기가 달라졌다. 회의실에 있던 모든 사람이 동시에 돌아봤다.

테오도라가 들어왔다.

"한 문장으로 말해보시오."

군무관이 답했다.

"여단 하나가 무너졌습니다."

황실함대 사령관이 말했다.

"헤르손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니키타스가 말했다.

"아직 협상 여지가 있습니다."

니케포로스가 말했다.

"시간이 없습니다."

네 사람이 각각 한 문장씩 했다. 테오도라는 네 문장을 모두 들었다. 표정이 바뀌지 않았다.

"전면전입니까."

아무도 확답하지 못했다. 니케포로스가 먼저 말했다.

"아직은 아닙니다."

니키타스가 덧붙였다.

"아직은."

두 사람이 같은 말을 했다. 그러나 의미는 달랐다.

니케포로스의 '아직은'은 — 지금 막으면 막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니키타스의 '아직은'은 — 지금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다.

테오도라는 그 차이를 들었다.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합니까."

니케포로스가 분명히 말했다.

"전면전을 준비하며, 국지전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니키타스가 반박했다.

"군단 전체를 움직이면 북방은 명분을 얻습니다."

"여단이 반파됐습니다."

"군단은 유지됩니다."

"통신이 끊기면 군단은 이름만 남습니다."

정적.

테오도라가 결론을 내렸다.

"제7군단 증원은 즉시. 단, 노출 최소화."

군무관이 고개를 숙였다.

"황실함대는 출항 준비. 출항은 내 결정으로 한다."

사령관이 답했다.

"예, 폐하."

그녀는 마지막으로 니키타스를 보았다.

"곡물 조정안도 준비하시오. 그러나 제국은 물러서지 않는다."

이건 타협이 아니었다. 결정이었다.

니키타스에게 곡물 조정안을 맡긴 것은 그의 역할을 인정한 것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한 문장이 선을 그었다. 물러서지 않는다. 그 선 안에서만 움직여라.

회의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의자가 밀렸다. 서류가 접혔다. 발소리가 겹쳤다.

니케포로스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테오도라를 한 번 봤다.

10년간 재상들에게 눌려 있던 사람이 아니었다. 오늘 이 방에서 네 사람의 말을 동시에 듣고, 두 사람의 '아직은'이 다르다는 것을 구분하고, 타협이 아닌 결정을 내린 사람이었다.

그는 그 사실을 오늘 처음으로 정확히 알았다.


회의가 끝난 뒤, 니키타스는 혼자 남았다.

빈 의자를 바라봤다. 제7군단장 자리.

여단 하나가 무너졌다.

그의 계산은 '압박'까지였다. 역참 몇 곳, 상선 몇 척, 충분히 통제 가능한 범위. 그 안에서 수도가 흔들리고, 능력황제는 전선에 묶이고, 궁정이 균형을 되찾는다. 깨끗한 설계였다.

이건 압박이 아니었다.

여단이 반파됐다. 병사 이천이 사라졌다. 통신이 끊겼다. 그의 장부에 이천 명의 목숨은 숫자로 적혀 있었다. 3.7%의 무역 손실과 같은 페이지에.

오늘 회의에서 군무관의 손이 떨렸다. 보고서를 내려놓을 때 종이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떠나지 않았다.

그는 처음으로 인정했다.

스비아토슬라프는 도구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전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전쟁에 니키타스의 계산이 불쏘시개가 됐다.

이건 배신이 아니다.

그는 다시 스스로에게 말했다.

그러나 이번엔 그 말이 전처럼 단단하지 않았다. 군무관의 떨리는 손이 떠올랐다. 보고서 위의 숫자들이 떠올랐다. 이천 이상 손실. 그 숫자 하나하나에 이름이 있었다. 이름이 있는 숫자를 자신의 설계가 만들었다.

그것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아직은.


마르코스의 기록.

오늘 회의에서 누구도 전면전이라 단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단 하나가 사라졌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국지전은 숫자로 설명된다. 전면전은 침묵으로 시작된다.

오늘 회의에서 침묵이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군무관의 보고가 끝났을 때. 한 번은 니케포로스와 니키타스가 서로를 봤을 때.

그리고 니키타스 재상이 처음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순간이 있었다. 폐하가 마지막 문장을 말한 뒤였다. "제국은 물러서지 않는다." 그 말 뒤에 니키타스 재상은 고개를 숙였다. 숙인 것인지, 끄덕인 것인지, 나는 정확히 보지 못했다.

나는 그것을 기록했다. 나중에 의미가 생길 것 같아서.

— 제6화 끝 —

keyword
작가의 이전글8화. 마지막 1%가 완성도의 50%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