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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옥임 Jun 04. 2024

고스락에 가다

익산 고스락

https://blog.naver.com/oknadri5/223448285316

나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곳이 있다며 진작부터 보여주고 싶었고, 고스락 내 이화동산의 한식당에서 함께 식사하고 싶다시며 예전부터 종용하셨던 뒷집 아저씨의 적극적인 권유에 큰맘 먹고 간 날이 하필이면 월요일 한식당 휴일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 되어버린 셈이다.


모처럼 함께 어울리면서 뒷집 아저씨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는데 고스락은 대규모로 운영이 되는 곳이지만 우리집을 작은 고스락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우리집을 지을 때 정원 조성을 해주셨던 분인데 당신이 살아계시는 동안 우리집을 작은 고스락으로 만들어주고 싶어서 보여주고 싶은 곳이었다는 말씀에 가슴이 찡했다. 그러나 나는 음식에는 젠병이니 그저 마음 뿐...


외부 전경도 엄청난 규모였지만 발효 숙성실에 들어가니 입이 쩍 벌어졌다. 오래 전부터 담가온 청과 장류의 대형단지가 즐비해 있었으나 판매장에 전시해놓은 상품들의 가격은 만만치가 않았다. 서민들이 구입해서 먹기에는 분명 부담이 가는 적잖은 가격에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온갖 정성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수제로 무엇인가를 만든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는지 경험해보지 않은 분들은 모르는 일이다. 때문에 수제가 고가일 수 밖에 없고 대중적이지 못하다는데 문제가 있다. 양 쪽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서 가격의 적정선을 찾아야 하는 일이 과제다.


쌀누룩을 만들다가 어깨가 망가져서 포기했었다. 내 적성과 너무나 잘 맞았고 하얀 누룩꽃이 피는 모습을 보면서 아가 엉덩이 다독거리듯


"아유~~ 예쁘다!"

"고맙다!" 했던 나였다.


남편이 사람과 대화를 나누듯 "예쁘다, 고맙다" 말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쌀누룩과 그렇게 정감어린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이해가 안된다고도 했었다.


더 늦기 전에 건강을 챙기기 위해 내려온 고향에서 여러가지 시도를 하다가 오히려 건강이 악화되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건강해진 몸이 되었고 건강한 몸으로 다시 쌀누룩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요즘 조금씩 다시 만들고 있다.

하얀 꽃이 핀 쌀누룩
쌀누룩
발효콩

남편의 아침 식사 대용으로 쌀요거트에 호박, 토마토, 고구마, 바나나 등을 상황에 따라 번갈아가며 넣어서 갈아주니 야채, 계란과 함께 훌륭한 한끼 식사라며 좋아라 한다. 기회가 될 때마다 지인들에게도 한 병씩 선물로 건네주고 있으니 고맙다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감사해하는 그 맘들 충분히 느껴진다.

건강해지고 나니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 지 더욱 절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남은 생 건강한 몸으로 살 수 있도록 건강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기능의학 책을 섭렵하면서 내 몸의 신비와 건강, 영양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남편의 행복한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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