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은 아이들 반찬으로 참치통조림을 넣은 양배추볶음을 했다. 참치양배추볶음을 하면 채소를 많이 먹을 수 있는데, 참치가 들어가니 아이들 입맛에도 알맞다. 양배추만 볶으면 아이들 반찬은 안되지만, 참치 한 캔이 풍미를 바꿔준다. 물론 자연식물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사람에게는 양배추만 볶은 게 더 좋다. 그래서 양배추볶음을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었다.
마트에서 양배추가 보이면 주저 없이 사 오곤 한다. 양배추는 보관하기 좋아서 냉장고에서 일주일 이상도 끄떡없다. 냉장고에 있는 양배추 반 통을 겉껍질만 벗겨내고, 통째로 흐르는 물에 헹구어서 겉면을 씻어내고 얇게 채 썬다. 채 썬 양배추는 흐르는 물에 두어 번 씻은 다음 찬물에 담가둔다. 잘 씻은 양배추의 절반(1/4통 분량)을 팬에 넣고 볶는다. 길쭉하게 자른 양파 반 개도 넣고, 채소가 숨이 죽으면 참치 통조림 한 캔을 넣는다. 통조림의 국물까지 넣어서 감칠맛이 돌게 한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들기름 달걀프라이를 곁들이면 참치양배추볶음 완성이다. 참치양배추볶음은 참치통조림이 기름지기 때문에 따로 기름은 넣지 않는다. 통조림을 넣지 않고 양배추만 볶은 뒤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고, 참기름으로 한 번 더 볶으면 일반 양배추볶음이다. 양배추볶음을 먼저 하고, 뒤에 참치양배추볶음을 하면 팬을 중간에 씻을 필요도 없다.
두 가지 버전의 양배추볶음을 해 두면 취향대로 골라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자연식물식 193일째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소화를 잘 시켜서 몸에 이로운 경우가 있고, 같은 음식을 먹어도 탈이 나서 고생스러운 경우도 있다. 똑같은 상황이 때로는 부담스럽고 희망조차 없는 것 같지만, 똑같은 상황에서도 감사하고 좋은 면이 보이기도 한다. 두 사람의 옆얼굴로 보이기도 하고, 꽃병으로 보이기도 하는 루빈의 컵과 같은 일상이 상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