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반찬으로 채소새우볶음을 했다. 얼마 전에 대형 마트에서 산 냉동새우가 스무 마리 정도 남았기에 모두 찬물에 담가 해동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양파, 감자, 대파가 있다. 새우에는 어지간한 채소가 다 잘 어울리니 냉장고의 채소를 소비하기에 좋다. 세 가지 채소를 모두 꺼내고, 팬에 다진 마늘 한 큰 술과 기름을 넣어 달군다. 팬에 사각형으로 자른 양파를 넣고 일이 분 정도 볶다가 감자도 큐브모양으로 잘게 잘라서 같이 볶았다. 양파와 감자가 80퍼센트 정도 익으면 해동된 새우를 몇 번 헹구어 넣고, 우동간장 한 큰 술과 올리고당 한 큰 술로 간을 해서 볶는다. 거무스름한 새우가 붉게 변하고 쪼그라들면서 다 익으면, 송송 썬 대파와 후추, 깨를 뿌리고 잘 섞이도록 빠르게 한 번 볶으면 완성이다. 냉동실에 애매한 양의 냉동 새우가 있으면, 냉장실에 남아도는 채소를 넣고 볶아 보시라. 브로콜리, 당근, 양송이버섯, 편 마늘도 좋다. 냉장고에 있는 자투리채소를 한 번에 먹을 수 있는 요리다. 아이들은 새우와 채소를 함께 담아 주고, 자연식물식 중인 나는 채소 위주로 먹었다. 채소에도 새우 육수가 우러나서 감칠맛이 있다. 남은 채소새우볶음은 채소를 좀 더 추가하고 카레카루와 물을 반 컵 더 넣어 카레라이스를 만들면 제격이다.
자연식물식 199일째다. 자연식물식을 제대로 한 날은 몸과 마음이 모두 가볍다. 이제는 치팅데이를 간간이 가져도 몸은 별로 무겁지 않은데, 마음이 좀 다급해지곤 한다. 음식이 몸보다 마음에 주는 영향이 더 빠르고 강력하다. 아침은 단감과 키위로 자연식물식을 했고, 점심에 치팅데이처럼 코다리찜에 묵직한 디저트인 카푸치노와 쇼콜라빵을 먹었다. 저녁은 다시 자연식물식 식사와 레드향 간식으로 마무리했다. 자연식물식을 실천하는 날이 길어지면서 이것저것 자유롭게 먹지만, 한 번 익숙해진 자연식물식 위주의 식사를 편안하게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