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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반찬으로, 닭볶음탕

by 소미소리

주말이 되면 가족이 모두 집에 있으니 반찬에 신경이 쓰인다. 그럴 때, 쉽고 간단하면서도 풍성한 식탁을 차리기 좋은 반찬이 닭볶음탕이다. 가족들이 호불호 없이 닭을 잘 먹으니 좋고, 감자를 큼지막하게 잘라서 넉넉히 넣으면 자연식물식을 하는 나도 먹을 반찬이 생겨서 좋다. 아침 일찍 배송 온 냉동 닭을 해동했다. 빠르게 해동할 때에는 찬물에 담가 두면 되는데, 더 빠르게 해동하려고 뜨뜻한 물에 닭을 팩째로 담갔다. 원래 해동하는 물은 찬물이 원칙이라지만, 급할 때에는 뜨뜻한 물(너무 뜨겁지 않은 물)을 쓰고 있다. 여름에는 수돗물도 좀 뜨뜻하지 않은가? 겨울의 수돗물은 차가워서 냉수해동이 너무 오래 걸린다. 어느 정도 해동된 닭은 냄비에 물을 넉넉히 받아서 애벌로 삶는다. 닭이 반쯤 익었을 때, 찬물에 헹구고 다시 깨끗한 물을 자박하게 붓고 조리를 시작한다. 닭을 끓이면서 양념을 넣었다. 간장, 고춧가루, 고추장, 설탕을 한 큰 술씩 넣고 끓이면서 감자 두 개를 큼직하게 잘라서 추가했다. 감자는 푹 익으면 부스러지기 때문에 크게 자르는 게 좋다. 양파 한 개는 잘게 잘라서 양념으로 스미도록 넣었다. 마지막에 다진 마늘 한 큰 술 넣고, 닭과 감자가 충분히 익고 양념이 잘 스며들 때까지 끓였다. 닭볶음탕이 다 되면, 굵은 대파 한 뿌리를 송송 썰어 넣고 섞으면 닭볶음탕 완성이다.


아침부터 닭을 삶아서 점심 반찬으로 닭볶음탕을 내놓았는데, 생양파와 생채를 곁들이니 구색이 맞다. 닭 한 팩에는 보통 다리가 2개 들어있는데, 오늘은 다리가 3개나 들어있었다. 나는 어차피 고기를 거의 먹지 않으니 아이들과 남편에게 다리를 하나씩 주니 딱 맞다. 다리가 두 개면 누구를 주어야 하나, 고민스러운데 쉽게 해결이 되었다. 양념이 맛있게 밴 감자를 여러 개 먹고, 기름지지 않은 닭가슴살 부분을 조금 맛보았다. 생채에 양파와 쌈장을 올리고, 닭가슴살을 조금 넣어서 쌈을 싸 먹으니 고기 맛이 별로 부담스럽지 않았다.


날짜를 세기도 어려울 만큼 자연식물식을 잘 유지하고 있다. 굳이 날짜를 헤아리자면 220일째인데, 여행을 가면 자연식물식을 하지 못하고, 치팅데이에도 자연식물식을 하지 않으니 실제로 행한 날짜는 그보다 적지만, 자연식물식을 시작한 이래로 먹는 음식에 대한 감수성이 생겼다. 아무거나 먹더라도 먹는 양을 조정하고, 한 끼를 아무거나 먹으면, 나머지 두 끼는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나 자신에게 가장 좋은 선물을 하고 있다. 오늘도 아침은 배 몇 조각으로 자연식물식을 했고, 점심에는 닭볶음탕 조금, 저녁은 숙주나물을 듬뿍 넣은 잡채를 먹었다. 자연식물식이 아닌 음식도 조금씩 먹지만 주로 먹는 음식은 과일과, 채소, 김치 등의 자연식물식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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