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하기
이별 잘하는 법
오늘 SNS를 보다가 '인간의 뇌는 죽은 후에도 7분 동안 작동하며 아름다운 기억을 회상한다'는
짧은 영상을 봤다. 영상을 보면서 돌아가신 부모님의 마지막을 생각했다. 임종의 시간 가족들은 엄마 곁에 없었다. 아빠 곁에도 없었다. 나만 홀로 부모님의 임종을 지켜보았다.
세상을 떠난다는 것이 믿기지 않은 현실을 외면하며 부모님을 붙잡고 울다 마지막 인사를 하며
두 분의 귀에 속삭이며 이야기한 것이 생각이 났다. 부모님이 떠난 뒤에도 나의 일상생활은 계속되었지만
마음은 어느 날 갑자기 그때 그 자리에 멈춰 서있기도 했다. 떠나보냄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것은 슬픔만이 아니다. 이유 없이 반복되는 증상들이 있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날이 서는 감정도 있고,
특정 기억과 추억 앞에 멈춰버리는 생각도 있다.
상실은 그렇게 몸과 일상 속으로 스며든다.
프로이트는 애도를 '잃어버린 대상과의 관계를 마음속에서 하나씩 해체해 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 과정이 멈추면 애도는 끝나지 않고, 상실은 현재형으로 남는다. 제대로 이별을 하지 못해서 보내지
못한 마음이 나를 붙잡고 있기 때문에 몸이 아프기도 한다.
떠나보냄을 잘한다는 것은 빨리 잊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충분히 기억하는 쪽이라고 할 수 있다.
기억을 밀어내지 않고 감정을 정리하려 애쓰지 않고 마음에 머물게 두는 것. 슬픔이 오래 남아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순간 애도는 비로소 흐르기 시작한다.
엄마가 돌아가실 때 산소를 향해 가는 길이 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꽁꽁 언 땅을 파고 그 속에
엄마를 묻을 땐 손가락이 피가 나도록 땅을 긁고 가슴을 치며 통곡을 했다. 믿기지 않는 현실을
외면하고 싶었다. 상실은 설명되지 않는다. 나는 엄마의 이별에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때때로 찾아
오는 억!하고 오는 가슴 아픔을 오롯이 만나고 있었다. 어떤 이별은 끝까지 이해되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야 한다. 떠난 이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나의 오늘을 부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떠나보냄이란 결국 죽은 이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죽음 앞에서 모든 욕심이 말문을 잃듯, 상실 앞에서 우리는 가장 인간적인 얼굴로 돌아간다.
그 얼굴을외면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을 때 떠나보냄은 비로소 내 안에서 조용히 마무리된다.
온전한 이별을 한 후 부모님을 생각하면 평온함이 자리를 잡고 있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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