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한탕'이라는 달콤한 환상에 빠지곤 합니다. 로또, 급등하는 테마주와 코인, 아파트 무순위 청약 등 클릭 한 번에 인생이 바뀔 것 같은 소식들은 우리의 도파민을 끊임없이 자극합니다.
하지만 자극 끝에 남는 것은 허무함뿐입니다. 고통과 노력이 동반되지 않은 숫자는 결코 나의 진정한 재산이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일을 하며 돈을 모으지만 늘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아무리 벌어도 채워지지 않는 빈 공간을 마주할 때면, 우리는 나이가 들고 있다는 사실에 문득 조급해집니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강박은 우리를 다시 유혹의 거리로 내봅니다. 단기간에 큰돈을 벌어 이 지겨운 노동에서 해방되고 싶다는 열망이 생깁니다.
그러나 삶은 그리 쉽게 요행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설령 운 좋게 큰돈을 거머쥐고 평생 놀고먹는 삶을 살게 된다면 우리는 정말 행복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몸과 정신은 목적 없이 쉴 때 가장 빠르게 무너집니다. 일이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나의 건강과 존재의 의미를 지탱해 주는 기둥입니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평생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일 없는 인생은 금세 활력을 잃고 정체되기 때문입니다. 건강 또한 일을 지속할 때 비로소 지켜낼 수 있는 가치입니다.
돈에는 눈이 없지만, 주인의 발소리는 들을 줄 안다고 믿습니다. 고통을 견디며 한 푼 두 푼 정직하게 모은 돈은 주인의 성실함을 알기에 곁에 오래 머뭅니다. 하지만 도박이나 단타로 쉽게 들어온 돈은 주인의 인내를 알지 못하기에 쉽게 달아납니다. 쉽게 얻은 것은 부질없고, 정성을 다한 것만이 비로소 내 것이 됩니다.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우리가 돈을 벌 수 있는 시기는 생각보다 충분합니다. 그러니 타인의 속도에 휘말려 조급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신의 능력에 맞게, 자신의 속도대로 모아 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현명하고도 단단하게 나를 지키는 삶의 태도입니다.
결국 우리가 모으는 것은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그 돈을 모으기까지 견뎌온 '시간의 무게'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당신이 흘린 땀이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조급해하지 마세요. 그 정직한 고통은 절대로 당신을 배신하지 않고, 가장 단단한 재산이 되어 곁을 지켜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