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키운다면,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면 지나치기 어려운 책 표지였다. ‘책 팔아 고양이 모시고 삽니다’라는 부제목은 또 어떤가. 이건 사야 했다.
통영에서 ‘고양이쌤 책방’을 운영하는 김화수 작가님의 두 번째 책이다. 이 책은 ‘고양이쌤 책방’의 역사서라고 할 수 있는데 여느 역사책과는 다르게 재치가 넘친다. 사랑스런 고양이 모습들에 미소를 짓게 되는 건 물론이고 위트 넘치는 문장 때문에 킥킥거리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 샬룻이 하고 싶은 일은 두 가지. 첫째, 마당에서 풀을 뜯거나 풀 위에서 뒹굴기. …… (중략)
혹시 화분을 좀 많이 놔두면 마당에 대한 관심을 끊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온갖 화분을 집 안에 들여봤지만 소용없었다. 샬룻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일편단심 마당 잡초만 사랑했다. 화분의 풀도 풀인데 왜 꼭 마당의 풀이어야 하는가? 샬룻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이랬을까?
“마당에서 풀 뜯으면 기분이 조크든여.”』
본인의 의견을 솔직히 말하는 부분도 인상깊다. 작가님의 심지가 굳은 성정이 여실히 드러난다. 개통령 강형욱씨가 등장하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이상적인 생활방식이 전파되면서 내가 한 생각은, ‘아, 나는 개를 키우면 안 되는구나. 우리 강희가 떠나고 나면 개는 키우면 안 되겠는데?’였다. 내가 키우는 것처럼 개를 키우면 지금이야 괜찮은 선이라고 쳐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높아질 기준에 부합하기는 어렵겠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해서 작가님은 이렇게 말했다.
『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방식대로 사랑한다. 때로는 부적절해 보이고 부족해 보이더라도 둘 사이의 사랑은 충만할 수 있다. 책에 나온 대로, 남들 하는 만큼 다 해주지 못하더라도 진짜 사랑일 수 있다. 나의 방식만 옳다고 하는 말이 조언인지 오지랖인지, 아니면 무례인지 한 번쯤 돌아보았으면 좋겠다.』
3부까지 읽고 4부를 읽을 차례다. 4부의 제목은 ‘후회없이 사랑한다는 말’. 눈물을 펑펑 쏟게 될까봐 걱정이 앞서 쉽게 책장을 펼치기 어렵다. 결국에는 작가님 문장의 매력에 빠져 펼치게 되겠지만 마음의 준비를 하고 펼쳐야겠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작가님께서 다음에는 강아지를 입양하셔서 강아지와 함께하는 삶을 세 번째 책으로 내주셨으면 좋겠다. 나를 얼마나 괴롭힐 참이요, 하고 역정내시겠지만 독자의 맘이란 참 이기적이다. 작가가 힘들면 더 재미있는 글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