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에 대하여

해와 달

by 김석현

그날, 이카루스가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등에 매고 하늘 높이 날다가 태양과 너무 가까이 간 나머지 날개를 잃고 저 밑으로 추락해서 온몸이 바스러진 날, 이카루스는 결심했다. 태양은 위험해, 다시는 가까이 가지 않을 거야. 저 불타는 태양과 다시 가까워졌다가는 또다시 내 밀랍 날개가 녹아버린 채 이번에는 어두운 바다 깊숙이 떨어져 버릴지도 몰라. 그렇게 이카루스는 태양으로부터 '안전한' 높이에서 하늘을 나는 법을 체득했다. 한동안 이카루스는 안전한 '저공비행'을 이어갔다.


이카루스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어느 날 밤이었다. 야간 비행을 하던 이카루스는 밤하늘에서 밝게 빛나는 동그란 무언가를 보았다. 이카루스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두렵고 무서웠다. 하늘에 떠있는 동그랗게 빛나는 그것에 가까이 갔다가는 또다시 그 열기에 날개가 녹아 저 아래로 떨어지고 말 테니까. 이카루스는 처음 보는 그 동그란 빛나는 무언가가 궁금하기도 하고, 어딘가 아름다워 보이기도 했지만 안전을 택했고 역시나 그것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하늘을 안전하게 오래도록 날고 싶어 했다.


어느 날 밤, 이카루스의 첫 번째 추락 이후로 또다시 그의 삶을 뒤흔드는 사건이 있었는데 그 일은 밤하늘에 빛나는 그 동그라미가 이카루스에게 말을 걸어온 것이다. 이렇게.


'나에게 가까이 와줄래? 너를 더 자세히 보고 싶거든. 내 이름은 달이야.'


이카루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왜냐면...


달이 태양처럼 날개를 녹여버릴 만큼 뜨거운지 아닌지 이카루스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태양으로부터 멀리 저공비행을 해온 탓에 더 높이 날아오를 힘이 그에게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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