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에서 온 심리학 #17

"마음의 이야기"

by 깨닫는마음씨


photography-tatsuto-shibata-17-805x1006.jpg?type=w1600



마음에 대해서는 왜 이런저런 말들이 많을까.


마음이라는 것을 보는 인간의 시선이 달라서일 것이고, 인간의 시절이 달라서일 것이다.


자기가 죽는 줄 모르는 이들은, 또는 자기가 죽는다는 걸 부정하고 싶은 이들은 마음을 이야기라고 말한다.


자기가 죽는 줄 아는 이는 마음을 존재라고 말한다.


자기가 죽는 줄 모를 수 있는 특권은 아이들에게 주어진다.


사춘기는 가을낙엽처럼 이 삶에는 사라지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눈치채는 시기다. 사라지는 것이 남긴 향기가 아이들의 몸을 부드럽게 감싸안아주는 그 품 속에서 낙엽 위에 떨군 눈물만큼 그들은 성숙되어간다.


존재의 사실을 깨달아간다.


자신의 아버지가 아이언맨이 아니고 어머니가 메텔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의 이마에 패인 주름살로 알아보게 된 날, 그 모습이 너무나 꼴보기 싫어서 괜히 못된 말을 내뱉고는 자신의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침대 위에서 훌쩍이던 밤, 아이들이 정말로 알게 되었던 것은 존재의 소중함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부모가 언젠가는 사라진다는 사실이, 단지 그 사실만이 싫었을 뿐이다.


너무 좋아하니까.


계속 같이 있고 싶으니까.


존재는 그 안에 사랑을 품고서, 그 사랑으로 존재한다. 언제나.


존재를 깨달아가는 아이들은 사랑 역시도 자연스레 깨달아간다.


자신이 죽는 줄 안다는 것은 자기 안의 이 사랑이 물씬 무르익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죽는 줄 알면서도 어떤 이들은 이야기를 한다. 마음이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야기를 한다.


그것은 자신의 아버지가 또 어머니가 걸었던 길을 지금 자신 또한 걷고 있는 바로 당신이기도 할 것이다.


당신은 발견한 것이다.


당신이 온전하게 사랑하는 줄 알았는데, 실은 그것보다 더 크게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당신의 아버지가 또 어머니가 걸었던 길을 걸으며 당신도 발견한다. 그들의 마음을 당신의 것으로 발견한다.


당신의 이름을 생각하며, 당신이 웃는 얼굴을 상상하며, 또 언젠가는 당신도 이 길을 걷게 될 모습을 떠올리며, 그들이 얼마나 말로 다할 수 없는 행복을 느끼고 있었는지, 또 얼마나 진심으로 당신뿐이었는지.


그런 그들의 모습이 손에 잡힐듯 생생해서 당신에게는 더욱 사랑스럽다.


그러다가 당신은 아마도 전부 다 알게 될 것이다. 알게 될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이 길은 바로 그렇게 만들어진 길이라는 것을.


시공을 넘어 서로가 서로를 떠올리던 그 마음으로, 서로가 서로를 위해 남긴 그 향기로 모든 시절의 길은 오롯하다.


아름답게 마음이 쌓인 그 길이다.


그래서 당신은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을 것이다.


당신은 사랑이야기를 하고 싶다.


당신이 사랑했던 것들, 당신을 사랑했던 것들, 그렇게 이 세상에 분명히 존재했던 것들, 당신은 오직 그 사랑이야기만을 하고 싶다.


자신이 죽는 줄 알면서도, 아니 자신이 죽는 줄 알기에 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그것은 위대한 이야기.


당신이 죽는 이야기.


당신이 사랑만 하다 죽는 이야기.


당신이 가을하늘에 전하고픈 마음의 이야기다.


이제 당신도 사랑하고 있다고.


사랑으로 말미암아 그 존재가 영원하다고.


마음의 이야기로 사랑만을 고백하는 당신도 그렇게 이 길의 향기가 된다.


당신이 분명히 존재했다.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작가의 이전글먼 곳에서 온 심리학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