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음을 먹고 자란다"
그대가 좋아하는 메뉴들에 대해 들은 바가 있다.
기쁨, 즐거움, 열정, 짜릿함, 온전함, 평온함, 이완감, 전능감, 성취감 등등, 꿈결처럼 그 메뉴들을 떠올리며 짓던 그대의 미소는 드래곤볼 앞에서 불로불사의 소원을 외치던 프리저의 얼굴을 닮아 있었다.
그러한 그대가, 그리 큰 일도 아닌 일들에 철없이 분노하던 반항기어린 노랑머리의 사이어인 날라리들을 혐오하던 모습도 일견 이해가 간다. 뭣이 중헌지도 모르면서 그저 화만 내는 무뢰배들 같으니. 이 우주에서 하고 싶은대로 다 하는 나의 자유만큼 중헌 것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감.
그러나 그대여, 그대는 정말로 자유로운가?
애초 온전하고 자유로운 그대를 악마같은 화가 방해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대는 지루함이 싫어서 즐겁고자 한 것이 아니었던가? 그대는 불안함이 싫어서 평온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던가? 그대는 두려움이 싫어서 온화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던가? 그대는 긴장이 싫어서 이완되고자 한 것이 아니었던가? 그대는 외로움이 싫어서 뜨거운 도취 속에 자신을 밀어넣고자 한 것이 아니었던가?
무언가가 싫어서 그 반대편으로만 달려간 모습. 다시 기억하자.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당위였다. 곧,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도피였다.
자유는 하기 싫은 것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대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은 오직 하나다. 그것은 바로 그대 자신을 살리고 꽃피우는 일이다.
그대라는 꽃이 피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양분이다. 삶은 그때그때 그대에게 필요한 모든 양분을 정확한 타이밍에 실어다준다. 이것을 우리는 마음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바로 이 마음을 먹고 자란다. 그리하여 우리 자신으로 꽃핀다.
때문에 지금 그대에게 체험되는 마음은 반드시 그대에게 필요한 것이다. 그대의 호불호와 아무 상관이 없다. 단순하게 그것은 그대에게 필요한 것이다. 없으면 죽는 것이다. 그래서 삶은 그대를 살리고자 절실하게 그 마음을 반복해서 그대에게 실어다준다.
자신을 성숙한 미식가로 착각하는 그대여, 그대야말로 그저 철부지 편식쟁이일 뿐이다.
그대 앞에 놓인 야채는 그대에게 야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대 앞에 놓인 고기는 그대에게 고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삶 자신보다 그대의 삶에 대해 사실적으로 더 잘 아는 이는 없다. 그대에게 지금 그것이 필요하기에, 삶은 어떻게든 그것을 구해와 그대 앞에 내놓는다.
삶에게는 그대밖에 없는 까닭이다. 삶에게는 그대가 전부인 까닭이다.
이러한 삶에 대한 신뢰가 바로 자유다. 자유에 대한 보다 정확한 표현은, 살고 싶은대로 사는 것이다. 살고 싶은 것을 사는 것이다. 이처럼 자유의 주체는 삶이다. 그대가 가장 그대 자신으로 꽃필 수 있도록 삶은 자유를 행사하며, 그대는 그 선물을 누린다. 이것이 전부다.
편식쟁이는 이 삶에 대한 신뢰를 망각한 것이다. 그래서 매일이 괴롭다.
그대는 오직 그대의 편인 그대의 삶보다, 그대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정신나간 이들을 신봉해왔다.
그대에게 쫄음이라는 양분이 반드시 필요해 삶이 그것을 어렵사리 구해올 때, 그대는 "쫄지 마!"라고 하는 말을 숭상함으로써 삶의 선물을 거부한 채 기어코 영양실조에 걸리고 말았다. 허약 체질이 되었다. 그렇게 허약해진 그대는 다시 또 보약 같은 말들을 섭식함으로써 건강해지기를 꿈꾸었지만, 오히려 그 말들은 그대를 더욱 해치는 독이었다. 매일매일이 독사과였다.
그대여, 그대는 화려한 말로 자라는 것이 아니다. 그대는 오직 단순한 마음으로만 자랄 수 있다. 마음만이 그대의 양분이다.
앞에 있는 마음을 단순하게 먹는 만큼 그대는 반드시 자란다. 그대가 싫어한다고 생각한 외로움을 먹으며 그대는 자란다. 그대가 싫어한다고 생각한 화를 먹으며 그대는 자란다. 그대가 싫어한다고 생각한 불안을 먹으며 그대는 자란다.
그대는 지금보다 더 자랄 수 있다. 아직도 자랄 수 있다. 더욱 꽃필 수 있다. 끝이 없다. 그대는 반드시 실현될 무한한 가능성이다. 천국의 화원이다.
그러니 먹으라. 마음은 보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이다.
그림의 떡을 보며 먹은 척 자신을 속이려 하거나, '괜찮아, 이건 단지 그림의 떡일 뿐, 나를 해치지 못해. 나는 안전해.'라며 편식을 호들갑스럽게 미화하지 말고, 그저 눈 앞의 마음을 정성스레 그대 안에 넣어 꼭꼭 씹어 넘기라. 마음의 맛을 잘 느끼라. 처음 받은 연애편지처럼 음미하고 또 음미하라.
그것은 정말로 연애편지다. 삶이 그대에게 띄운 연애편지다.
모든 마음은, 삶이 그대를 생각하는 마음이다.
그대 생각에 삶은 오늘도 흥취롭고, 그대는 무럭무럭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