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어웨이크닝이 꿈꾸는 롸킹의 심리학

Rocking Psychology

by 깨닫는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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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핵심속성은 락음악과 비슷합니다.


심리학이 성립된 기원 자체가 그러합니다. 모든 학문의 발전 자체가 '기존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한 전복을 시도하며 이루어졌지만, 그중에서도 심리학은 남다릅니다.


심리학은 우리가 자기 자신이라고 믿고 있었고, 또한 자기의 세계라고 믿고 있었던 것 자체를 뒤집고자 시도합니다. 우리가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그 전부가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개방하고자 합니다.


프로이트만 떠올려봐도 이 사실은 명백합니다. 프로이트가 말한 핵심을 아주 쉽게 요약하면, 우리 자신의 삶은 우리가 모르는 저 밑바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괜히 인간의 저변현실을 뒤집은 3대 인물로 코페르니쿠스, 다윈, 프로이트가 회자되는 것이 아닙니다. 코페르니쿠스는 인간이 거주하는 보편적 세계를 뒤집어 놓았고, 다윈은 인간이라는 보편적 믿음을 뒤집어 놓았으며, 나아가 프로이트는 구체적 인간인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하는 것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이른바, 자기 자신을 뒤집는 일, 이것이 심리학의 핵심입니다.


심리학이라고 하는 학문은 마치 마음에 대한 이론을 숙지하여 그 이론을 통해 다른 사람과 세계를 조종하고 통제하는 따위의 활동이 결코 아닙니다. 그런 것은 애들 장난입니다. 나쁜 것이 아니라 유치한 것입니다. 유치하기에 실제의 현실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것입니다.


심리학은 정말로 실제의 현실에서 작동할 수 있는 자신을 기획합니다. 무력하고, 한심하고, 위축된 자기 자신을 뒤집고자 시도합니다. 기타 하나를 들고 세계 앞에 단독자로 서서 쇠고랑으로 목을 갈아내는 듯한, 그렇게라도 찢어발겨서 터져나오게 하고픈 존재의 성난 울부짖음과 함께, 더는 내 자신의 존재가 소외되는 일을 기필코 멈추고자 하는 절실한 몸부림의 활동과 같습니다.


그래서 심리학의 핵심속성은 락음악과 대단히 유사합니다.


자기 자신을 전복시키고 자신의 온전한 존재성을 증명하고자 하는 이들은 락음악을 하거나 심리학을 합니다.


롹킹(rocking)이라는 것은, 바위를 끝없이 굴리는 일입니다. 그러나 시지프가 아닙니다. 존재의 싹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치우는 것입니다. 박살내고 해체하는 것입니다.


나인 인치 네일스가 노래했듯이 '누구도 내가 존재하는 일을 멈추게 할 수 없다(NOTHING CAN STOP ME NOW).'라고 하는 생명의 진리를 실천하는 일입니다.


앨리스 인 체인스도 노래합니다.


"내가 내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다면,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거야(If I can't be my own, I'd feel better dead)."


다이너마이트 같은 커트 코베인보다는 전기톱 같은 마릴린 맨슨이 적을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난 존재하지도 않는 신의 노예도 아니고, 나에게 좆도 해준 것 없는 세상의 노예도 아니다(I'm not a slave to a god that doesn't exist and I'm not a slave to a world that doesn't give a shit)."


문제는 신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섬세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어떻든 문제는 신입니다. 이 지점을 먼저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신에게 대항할 수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는 생명의 증거인 마음이 있기에, 신의 노예로 종속되는 현실을 전복시킬 수 있습니다.


마음은 신적인 것입니다. 이것이 이처럼 신적인 것이기에 신에게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중세의 신학자들의 개념을 채택하면, 마음은 신성(godhead)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와 틸리히는 이를 다시 신 너머의 신(God beyond God) 또는 신 위의 신(God above God)이라고도 묘사합니다.


신은 신성, 즉 마음에서 나와 실체화된 것입니다. 즉, 실존이 구조가 된 것이 신입니다.


그것을 이념이라고 말합니다.


이념이 바로 신입니다.


생각들 중에 가장 보편적인 것으로 추려져 생각 중의 생각이 된 생각, 따라서 모든 이가 따라야 한다는 당위의 기제로 작동하게 된 생각, 그것이 바로 이념입니다.


이 이념이 우리를 끝없이 못난 자로 만듭니다. 죄책감을 불어넣고, 개인이 그 죄책감에서 벗어나고자 자기계발에 매진하여 결국 영혼이 소진되게 만드는 현상을 재촉합니다. 아직도 내가 모르는 것이 많은 것 같고, 더 알지 않으면 뒤쳐질 것 같고, 똑바로 알아야 비난받지 않을 것 같은 이 감각은 바로 이념의 노예가 되어있을 때 경험되는 것입니다.


이념은 이처럼 우리에게 신처럼 작동합니다. 때문에 이념의 노예란 곧 신의 노예입니다.


이 이념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있습니다.


굳이 묘사하자면 그것을 '날것의 마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락음악은 이 날것의 마음으로 성립되는 활동입니다. 대표적으로 1990년대 그런지씬과 얼터너티브 락음악은 특히 더 이 날것의 감수성을 음악 자체뿐만이 아니라 패션, 애티튜드, 철학으로도 표현하려 했습니다.


날것의 마음은 날것인 만큼, 불교에서 말하는 본래마음이라는 것과 아주 쉬이 연결됩니다. 본래적인 것은 날 것의 가장 가까이에 있습니다.


심리상담에 있어 그 어떤 이론을 막론하고 모든 상담자가 지녀야 할 가장 핵심적인 태도는 진정성(authenticity)입니다. 이 진정성이라고 하는 것은 모범적이고 깨어있는 선비와 같은 잘 정제된 태도를 보이는 것과는 하등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진정성은 날것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태도입니다.


심리상담의 성공적인 결과는 이 진정성의 태도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심리상담이라고 하는 활동 자체가 전복을 위한 활동인 까닭입니다. 진정성은 날것의 마음을, 즉 밑바닥을 드러내어 위로 올리는 것입니다. 표현 그대로 진정성은 '아래가 위가 되게 하는' 전복을 성립시키는 태도적 가치입니다.


틸리히는 여기에서 더 나아갑니다.


그는 아래를 심연(abyss)이라고까지 묘사합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심연은 끝이 없는 바닥입니다. 그 끝이 없는 바닥이 전복되어 표면으로 드러나게 된다는 것, 이것은 우리 존재의 끝없는 지평이 곧 우리 자신의 것이 되는 현실을 의미합니다.


우리 존재의 무한한 가능성, 바로 그것을 지시합니다.


사회와 정치가 세운 이념으로서의 신이 이러한 우리 존재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로막습니다. 롹킹이라는 것은 그 신을 치우고 우리 자신의 면모를 회복하는 일입니다. 심리상담이라고 하는 것은 공연장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가능한 그 롹킹의 활동입니다. 심리학은 우리 삶의 전면적 롹킹을 위한 든든한 이론적 기반입니다.


우리를 가로막는 신을 해체하고, 신적인 것을 우리 자신으로서 회복하는 일, 이것을 깨달음이라고 부릅니다.


마음이 그 열쇠입니다.


날것의 마음이 그 핵심입니다.


날것의 마음을 우리에게 익숙한 다른 단어로 묘사하면 이러합니다.


자유.


롹킹은 자유를 위한 것입니다.


닐 영과 펄 잼처럼 우리는 자유를 향해 계속 롹킹해야 합니다(Keep on rockin' in the free world).


우리가 숨을 쉬고 있는 한, 롹킹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우리 존재의 본성이 바로 자유인 까닭입니다.


우리는 자유를 향해, 곧 우리 자신을 향해 언제나 롸킹합니다. 우리 자신을 언제나 전복합니다. 더욱더, 더 많이, 그리고 영원히 우리가 진실로 자유롭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어서, 롸킹을 거듭합니다.


이 지속적인 롸킹의 활동을 우리는 삶이라고 부릅니다.


삶은 전복을 위해 움직입니다. 전복이 이루어져야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전복은 회복을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자신의 벅찬 면모를 회복하고자 움직이는 것, 그것이 삶입니다.


통속적으로 삶을 투쟁이라고 부른다면, 그것은 분명 이념이라고 하는 신에 대한 투쟁입니다.


카페 어웨이크닝,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마음 하나만을 의지하여, 자신을 쥐잡듯이 몰아내어 종국에는 죽고 싶게끔 만드는 신에게 저항함으로써, 그 모든 것을 전복시키고 자기 존재의 정당한 면모를 회복하기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바로 그러한 이들을 꿈꾸며 만들었습니다.


충실한 신의 종복으로서 이념의 신을 따르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곳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한 단 한 사람을 위한 곳입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지금 이 내 마음으로 살고 싶은 바로 그 한 사람을 위한 곳입니다.


롹킹을 지속하는 최후의 한 사람에게 언제나 열려 있는 마지막 셸터를 꿈꿉니다.


아무도 내 편이 아닌 그 홀로의 몸짓이 결코 서럽지 않도록.


이곳에서 온전하세요.






Neil Young & Pearl Jam - Rockin' In The Fre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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