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디에 있었냐고 네가 물을 때"
네가 그렇게 힘들던 순간에
나는 대체 어디에 있었냐고
네가 물을 때
나는 그냥 가만히
여기에 있었다고만 했다
네가 아무도 없이
혼자서만 외롭던 순간에
나는 대체 어디에 있었냐고
네가 물을 때
나는 그냥 가만히
여기에 있었다고만 했다
네가 이토록 비참히 버려져
세상을 향해 저주를 퍼붓고
나를 향해 증오하던 순간에
나는 대체 어디에 있었냐고
네가 물을 때
나는 그냥 가만히
여기에 있었다고만 했다
엄지를 오르느라 힘들고
중지를 내려오느라 외롭고
약지를 때리느라 속상하던
네가
혹여라도 잘못 움직이면
손바닥 밖으로 떨어질까봐
눈과
비와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나는 그냥 가만히
여기에 있었다고만 했다
네 가장 가까운 곁에
늘 있었다고만 했다
늘 그렇게
대답하고만 있었다고
나는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