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도 깨달음 #100

"그냥 있다"

by 깨닫는마음씨


선생님 뭐하세요?


그냥 있다


외로우세요?


외롭지 않다


그럼 그냥 있다는 게

어떤 거예요?


소 등에 타서

경치구경하는 거


그게 마음인가요?


그래


저는 왜 마음을

배우거나

만나거나

가르치거나

즐기거나

나누거나

알아야 할 것 같죠?


네가 외로운 소라서


좀만 더 자세히요


외로운 소가

혼자 길을 가다가

풀벌레도 쫓고

길 위의 돌멩이에

시비도 걸고

지는 석양을 보며

눈물도 흘리고

쏟아지는 비에

탄식도 하고

물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며

사랑에도 빠지고

지나가는 이에게

마음이 뭐예요

질문을 하며

공부하는 척도 하고


다 연극인가요?


다 창조다


네?


외로운 네가

외로워서

같이 있으려고

창조해서

불러낸 것들


그게 마음인가요?


그래


마음은

창조된 것들인가요?


그래


외로움이

창조했나요?


그래


선생님 마음과

제 마음은

왜 다르죠?


다르지 않다

자신이 지금

창조하고 있는가

그걸 모르는가

그것만 다르다


그냥 있다는 건

대체 어떤 거죠?


네가

창조한 것들을

사랑하는 것


선생님은

지금 저와

아무 이유없이

아무 조건없이

그냥 있고

계시는 거였군요


날이 저물었으니

여물을 먹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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