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있다"
선생님 뭐하세요?
그냥 있다
외로우세요?
외롭지 않다
그럼 그냥 있다는 게
어떤 거예요?
소 등에 타서
경치구경하는 거
그게 마음인가요?
그래
저는 왜 마음을
배우거나
만나거나
가르치거나
즐기거나
나누거나
알아야 할 것 같죠?
네가 외로운 소라서
좀만 더 자세히요
외로운 소가
혼자 길을 가다가
풀벌레도 쫓고
길 위의 돌멩이에
시비도 걸고
지는 석양을 보며
눈물도 흘리고
쏟아지는 비에
탄식도 하고
물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며
사랑에도 빠지고
지나가는 이에게
마음이 뭐예요
질문을 하며
공부하는 척도 하고
다 연극인가요?
다 창조다
네?
외로운 네가
외로워서
같이 있으려고
창조해서
불러낸 것들
그게 마음인가요?
그래
마음은
창조된 것들인가요?
그래
외로움이
창조했나요?
그래
선생님 마음과
제 마음은
왜 다르죠?
다르지 않다
자신이 지금
창조하고 있는가
그걸 모르는가
그것만 다르다
그냥 있다는 건
대체 어떤 거죠?
네가
창조한 것들을
사랑하는 것
선생님은
지금 저와
아무 이유없이
아무 조건없이
그냥 있고
계시는 거였군요
날이 저물었으니
여물을 먹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