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
글을 쓰면 쓸수록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고
마음을 알면 알수록
마음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삶을 살면 살수록
왜 삶인지를 모르겠다
혼돈이 깊어져서
아늑하고 아주 따듯하다
나는 도무지
내가 누구인지를 모른다
바로 1초 전에
이 세상에 와서
모든 것이 시작된 것만 같다
그리고 1초만에
그렇게 왔다는 것을
다 까먹은 것만 같다
무수하게 반복되어온
무수하게 아팠던 순간들을
모두 끝내기 위해 막 도착한
아주 고운 그 미소만을
가끔 눈치채고는
눈물이 흐른다
아무 것도 모르지만
지구는 그 힘으로 자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