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흑백)

냄새나는 영화

by 외투


* 영화의 주요 내용이 나옵니다

* 사진은 '기생충' 중에서



'그닥 새로울 게 있을까?'


코로나 때문에 가지 못했던 극장을 오랜만에 가게 되었다.

이미 컬러로 두 번 보았던 기생충을 흑백으로 보러 가면서 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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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기우였고...

컬러가 빠진 자리를 강렬한 냄새가 파고들었다.

그 냄새는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상하게 내 몸으로부터 '풍길' 그것이었다.

아이맥스 스크린은 저 멀리 떨어져 영상을 비추고 있는데 냄새는 자꾸만 나로부터 시작된다.


다송이가 김기사와 케빈, 그리고 제시카에게서 같은 냄새가 난다고 할 때 얼마나 불안하던지...

'이건 후각을 이용한 써스펜스 스릴러야..'


아이맥스로 보았지만 화면의 크기나 화질은 신경이 쓰이질 않았고,

4DX도 아니건만(4DX 가 아직 냄새까지 구현하지는 못한다) 영화는 후각으로 나를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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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친구가 기생충(컬러)을 보고 어릴 적 반지하에서 살던 때의 냄새가 되살아나 영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괜히 봤다고 후회했었다.

그때는 이해 못했는데 이번에 그 친구의 기분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렇다고 해도 보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걸.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친구가 흑백판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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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나는 영화, 기생충.

뛰어난 수묵화가 색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처럼,

시각과 청각으로 후각을 자극하는 미래의 영화다.

아니 미래의 영화가 아니라 그렇게 영역을, 선을 넘는 경우가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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