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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랜벗 Aug 05. 2016

찾지 말라면 좀 찾지마!

Jason Bourne (2016)


상영중이니 만큼 커다란 스포는 없다. 하지만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까지는 책임질 수 없는 노릇. 살포시 뒤로 가기 누르시길.


전편을 모두 본 사람은 축복!

요즘 수목드라마 W를 보면 '맥락'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아무리 액션영화라도 스토리가 맥락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차이. 제이슨 본 시리즈가 인기 있던 이유는 그 맥락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자기의 정체성을 알고자 주구장창 고생했던 3부작 시리즈에서 그 고생이 끝나나 했지만 거기에 조금 더 맥락을 붙였다는 게 이번 편의 놀라움이랄까? 하지만 뒷 부분으로 갈 수록 앞 시리즈의 기시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시리즈의 숙명인지도.


세월은 어쩔 수 없더라. 9년만에 돌아왔는데 (2007년 기준으로. 본 레거시는 그냥 스핀오프로 놔두어야 한다.) 배우는 그대로이니 어쩔 수 없지. 40대 후반치고는 그래도 관리 잘 했더라. (입금의 힘!) 다만, 니키의 얼굴은 초반에 못 알아봤다.  내 마음 속에는 이 풋풋한 얼굴이었는데 이번에 나온 그녀는 확실히 세월을 느낄 수 있겠더라. 궁금하면 영화 보세요. 게다가 왜 토미 리 존스가 나오는지. 옛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살리려고? 그렇다면 성공.


뭐 넌, 나는 나이 안 먹냐? 그래도 배우인데 관리받으면 되지.

영화는 기존 시리즈 느낌이 충만하다. 새로운 걸 기대했으면 실망했을테고 기존 스타일이 익숙하다면 만족했을거다. 그 낑낑대는 사운드부터 흔들리는 화면까지. 난 반갑더라. 액션도 타격감 좋던데. 나이를 생각해 준다면 그 정도도 괜찮다. 자동차 추격신은 쫄깃하다. 역시 차는 튼튼한 걸 몰아야. 옆 사람이 '다함께 차차차'를 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더라. 영화 다 보고 나와서는 정말 운전대잡고 '나도 한 번!!'이라는 생각을 0.1초 했다.


그래서 '아이언 핸드'는 뭐냐고? 마치 미션 임파서블3 에서의 '토끼발' 처럼 두리뭉실 넘어가 버린다. 어차피 그게 무언가는 중요하지 않지.(그럼 뭣이 중한디!) 그건 위험한 거고 목숨바쳐 찾아올 (토끼발) 밝혀낼 (아이언 핸드 속 과거) 소재일 뿐. 그치만 그게 너무 궁금하다는 게 함정. 나만이었나?


그래도 시공간과 영화는 섞였으면. 그리스에서 일어나는 시위가 그냥 병풍처럼 펼쳐지는 것도 좀 그랬고, 스노든 사건과 연관된 개인 정보 이용과 보호라는 주제가 섞이지 못해 아쉬웠다. '그럼 뭐 어때 우린 액션영화인데'라고 외치고 있는게 너무 눈에 보이니까 썩소가 날려지더라. 적어도 개인 정보에 관해서는 한마디 나올 줄 알았다. 국가 안보와 개인의 자유. 결국 제이슨 본도 국가라는 이름으로 개인이 이용당한 케이스인데.


제이슨 본은 과거를 거의 다 알아냈고 이제 앞으로 무얼 할까만 남은 듯 하다. 무얼 할 지도 대충 정해진 듯 한데 그대로 가면 이건 007이 되어 버릴 듯. 아니면 숨겨진 이복 동생이 나온다면 모를까. 여하튼 이제 보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맷 데이먼으로는 이야기가 다 나온 듯.


지금도 케이블에 이 시리즈가 나오면 잠깐만 본다는 게 꼭 중간광고까지 보고 만다. 사실적인 액션과 그 안에 있는 긴장감을 너무 좋아 한다. 좋은 액션 영화인건 틀림없다. 다만 관객들 눈높이가 조금 더 높아졌을 뿐이다.


이제 그만 찾자. 영화에서 제이슨 본을 찾는 사람은 모두 그를 이용하려고만 했다. 그나마 순수했던 건 전편의 랜디 정도? 게다가 흥행의 단맛을 보고 9년만에 찾아서 데리고 온 헐리우드도 자유로울 순 없지. 이 정도면 우리나라에서 흥행 잘 된 편 아닌가? 이러다가 또 속편 나올라. 그치만 이제는 맷 데이먼은 놔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를 쉬게 해 주고 싶다. 수고했어요. 잘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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